/자료=중소벤처기업부
이 같은 벤처투자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실질적인 기술역량을 갖춘 벤처기업을 가려내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신 보급으로 감염병이 안정화되는 단계에서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 때 투자 받은 벤처기업의 옥석이 가려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자는 이유에서다.
업종별 투자액 증감에 코로나19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는 1조1970억원으로 2019년보다 8.5%(937억원) 늘었다. 이 기간 ICT서비스 투자는 1조764억원으로 3.0%(318억원) 늘었다. 전기·기계·장비 2738억원(+34.5%), 화학·소재 1765억원(+45.7%), ICT제조 1869억원(+25.2%), 게임 1249억원(+4.8%) 등의 투자액도 늘었다.
비대면 분야 투자는 1조9982억원으로 2019년보다 5.1% 늘었다. 특히 비대면 분야는 1~4분기 매번 전분기보다 증가했다. 비대면분야 투자를 받은 기업은 2019년보다 370개 늘어난 1072개사였다.코로나로 낮아진 벤처투자 문턱
/자료=중소벤처기업부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민간에 유동성은 풀렸는데 전세계에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해외로 나가던 투자가 끊겼을 수 있다"며 "주식과 부동산 외에는 투자처가 없으니 국내에서 최소한의 기술력만 갖추면 투자를 받기 쉬워진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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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정부의 정책 효과와 코로나시대의 특성에 따른 바이오·의료 등에 대한 투자 증가에 더해 주식시장 호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코스피 3000과 코스닥 1000 등 증시 활황에 따라 투자 회수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 게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업력별 벤처투자에서는 투자자들의 안정 추구 성향이 나타난다. 지난해 업력 3년 이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1조3205억원으로 5.0% 줄었다. 업력 3~7년 이하도 2.2% 줄어든 1조7268억원이었다. 반면 업력 7년이 넘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12.1% 늘어난 1조2572억원이었다.
"코로나 백신 풀린 이후 '투자 급감' 대비해야"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2020년 신규 벤처투자 실적 성과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실질적인 사업역량과 사업화 가능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만 받는 형태는 경계해야 한다"며 "코로나 이후 유동성이 끊기는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그때 시장에 너무 큰 충격이 오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충격 완화를 위해 실력 있는 벤처기업을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사업 경험을 쌓으면서 실력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연구·교육기관들과 연계해 R&D(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데 정부의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결성은 6조5676억원으로 2019년보다 54.8%(2조3243억원) 늘어나며 당분간 벤처 신규투자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성천 차관은 "지난해는 우리 스타트업·벤처 생태계의 저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