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부회장이 26일 삼성 임직원에게 처음으로 옥중 메시지를 보내고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구속 여부와 상관 없이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채용 등을 비롯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지금까지 그래 주셨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삼성의 경영 차질과 M&A(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옥중 메시지를 통해 삼성의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그동안 삼성이 내놓은 투자와 채용 등 여러 방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4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당시 이 부회장은 "IT 전문성·통찰성이 최고 수준에 달한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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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증설, 평택캠퍼스 P3 공장 증설 등의 추측이 연일 나오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이와 관련된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중심의 국내 대규모 추가 채용 방안이 나올수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상고 포기후 내부의 침통한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 별도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대국민 약속을 지켜달라는 점을 강조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삼성전자 등 7개 삼성 관계사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각사별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지적한 준법위 실효성 문제나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 대한 준법감시 강화 방안 등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