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팀장직 대거 없애고 보고체계 단순화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1.0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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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KB국민은행 신관 / 사진제공=KB국민은행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KB국민은행 신관 / 사진제공=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팀장을 대폭 줄이고 보고체계를 단순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중간 관리자 다수를 실무에 배치해 업무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의사결정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말 신설된 플랫폼조직에는 기존 팀장과 비슷하지만 권한과 책임 영역을 대폭 확대한 PO(Product Owner) 직위를 만든다. 핵심사업에 속한 플랫폼조직에는 본부장급 부서장을 배치한다.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이번 주 실시한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팀장’ 축소다. 전체 팀장 자리의 30~50% 정도를 없앨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에서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한 기존 팀장들은 팀원으로 활동하되 실무를 지휘하던 기존 팀장의 역할이 부여될 것으로 전해진다.



팀장의 의사결정도 제한된다. 팀원이 팀장이 아닌 부서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관리자로서 색채를 걷어내고 실행력 갖춘 실무책임자로 성격을 바꾸는 시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직개편 이후 실무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고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해 경영 전반의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신설한 플랫폼 조직에는 기존 팀장과 역할은 비슷하지만 팀원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PO 직위가 만들어진다. 플랫폼 조직은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을 하나로 묶은 신개념 집단이다. 현재 △Biz 플랫폼 △전행 지원형 플랫폼 △인프라형 플랫폼 등 3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PO는 업무에 필요한 기획·요건작성·개발을 총괄하게 된다. 팀원에 대한 인사 평가 권한이 부여된다.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사분란한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도구다.



이중 개인, 기업 고객과 접점에 있는 Biz플랫폼에는 부문장급 부서장을 배치한다. 영업과 고객 지원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플랫폼 조직 전략이 최대한 반영되게끔 유도하는 조치다.

이같은 시도는 하나은행이 먼저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부장과 팀장 호칭을 각각 섹션장, 유닛리더로 바꾸고 유닛리더가 섹션장을 거치지 않고 임원과 소통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유닛리더에게는 전결권도 부여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직급 수를 줄이고 보고체계를 단순화 하는 시도는 대기업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일이었지만 은행은 예외였다”며 “그러나 금융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은행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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