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밀린 ELS…발행액 30% 감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1.01.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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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예탁결제원자료제공=한국예탁결제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목 받았던 ELS(주가연계증권)의 인기가 한 풀 꺾였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부의 ELS 규제와 주식으로 쏠림현상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포함한 지난해 총 ELS 발행규모는 69조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감소했다.



2016년 49조4116억원 발행된 ELS는 △2017년 81조1156억원 △2018년 86조6203억원 △2019년 99조9011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였으나 지난해 큰 폭으로 꺾였다.

발행형태별로는 공모 ELS가 57조8893억원으로 전체의 83.9%를 차지했다. 나머지 11조1440억원은 사모 ELS다.



기초자산별로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47조82억원, 개별 주식으로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14조8850억원 어치 발행됐다.

지수 중에서는 미국 지수인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을 기초로 발행된 ELS가 36조607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유로스톡스50이 31조1035억원, 코스피200이 28조1471억원, 홍콩 HSCEI가 19조793억원 등이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11조8725억원(점유율 17.2%)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 8조3042억원 △한국투자증권 6조9608억원 △NH투자증권 6조7736억원 △삼성증권 6조7528억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ELS는 기초지수와 연계해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쿠폰(이자수익)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주식보다 상대적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연 5~6%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증시의 폭락으로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ELS 대부분이 손실 구간에 들어갔다. ELS를 운용하는 증권사들은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대량 매도하고 달러를 급매수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기도 했다.

정부는 리스크 대응을 위해 지난해 8월 ELS 대책으로 증권사 회계상 ELS 발행금액이 부채에 더 많이 잡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발표했다. 규제가 강해지면서 증권사 재무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ELS 발행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도 ELS 발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ELS는 발행시점의 주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발행시점의 주가가 낮을 수록 유리하다. 그런데 코스피 지수는 최근 3000대를 돌파하는 등 매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기초지수 하락에 따른 ELS 손실 우려도 커졌다.

사상 유래 없는 증시 호황으로 ELS보단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ELS 위축에 영향을 미친다. ELS 발행금액은 줄었지만 주식 대기자금인 예탁금은 67조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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