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밸류스테이션"…미래발전 TFT 띄운 현대오일뱅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최민경 기자 2021.0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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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밸류스테이션"…미래발전 TFT 띄운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에 맞춰 주유소 변신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본부 산하에 미래발전 태스크포스팀(TFT)을 정식으로 신설했다. 지난해 SK네트웍스로부터 300여 개 주유소 인수 시점부터 사업 전담 인력을 선별해 시범 운영해온 조직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래발전TFT는 전국 2400개가 넘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관련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에 맞도록 어떻게 변화시킬지 신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SK에너지가 지난해 친환경·미래형 플랫폼 사업 고민을 담아 'CIC(Company in Company)' 체제를 도입하거나 GS칼텍스가 주유소를 드론 물류 거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SK네트웍스로부터 전국 306개 직영주유소 인수 작업을 끝냈다. 이후 GS칼텍스를 누르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정유업 부진에 전기차 시대까지 도래하며 전국 주유소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오히려 주유소 갯수를 늘리는 '역발상'을 택했다. 모빌리티 전반을 둘러싼 부가가치를 제공하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주로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국내 최다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승산 있는 새 사업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미래발전TFT는 지난해 일부 선보였던 주유소 활용 사업을 올해 더 구체화해 발전시킨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세차 사업이다. 업계에선 손세차와 출장세차, 셀프세차, 자동세차 등 세차 시장 규모가 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가장 큰 규모는 손세차 시장으로 규모만 2조원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손세차와 자동세차의 중간 틈새시장을 노려 '프리미엄 세차'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팀을 활용해 차량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청소해주는 서비스다. 가격대는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수 만원대 손세차 서비스보다 낮고, 자동세차보다 높다. 현재 프리미엄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는 12곳으로 연내 3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세차에서 한 단계 나아가 세차 시간까지 아껴주는 픽업 세차 서비스도 연내 5곳으로 확대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아끼면서 차량 내·외부를 청소하려는 니즈는 점차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세차서비스를 하나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현재 쿠팡과 손잡고 유휴 주유소 공간을 로켓배송의 '마이크로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것은 업계 윈·윈 모델로 통한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22곳의 물류 거점을 연내 50곳 이상으로 늘린다.

쿠팡은 특정 시간대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활용해 물류공간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고,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공간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낸다. 무엇보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인수한 주유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점이 물류거점으로서의 매력을 높인다.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다른 주유소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오일뱅크도 전기차 충전소를 크게 늘린다. 올해 30곳과 2022년 70곳, 2023년 100곳 등 3년간 총 200곳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조우태 현대오일뱅크 미래발전 TFT 팀장은 "개스 스테이션(Gas Station·주유소)에서 기름(Gas)를 떼어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공간 가치를 계속 만들어낸다면 '밸류 스테이션(Value Station)'으로서 얼마든지 생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다양한 계열사가 가진 이점을 결합해 플랫폼 서비스 자체를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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