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따아' 한 잔하러 가자"…카페로 몰린 손님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김성진 기자, 이강준 기자 2021.01.19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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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카페, 헬스장,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21.01.18. dahora83@newsis.com[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카페, 헬스장,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21.01.18. [email protected]


카페 내 취식이 허용된 첫날 이른 오전부터 카페는 손님과 직원들로 북적였다. 커피 머신 소리만 들리던 고요했던 곳이 손님의 '대화'가 더해져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점심 시간엔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하려고 나온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18일 오전 9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엔 6명의 손님이 각자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대부분 테이블 하나당 한 명씩 앉았고, 일행을 제외한 다른 손님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이날부터 식당과 동일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업주와 손님들은 이를 반기면서도 매출이 회복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직원간 대화' 늘었어요"…반색하는 직장인들
18일 오전 10시쯤 영등포역 안 프렌차이즈 카페의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18일 오전 10시쯤 영등포역 안 프렌차이즈 카페의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취재진이 찾은 서울 곳곳의 카페 업주들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 데에 긍정적이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5)는 "매장 내 이용이 불가능했던 기간 동안 매출이 90% 감소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오전 7시에 영업을 시작했는데, 1시간 동안 방문한 손님 6명 중 2명이 매장을 이용했다"며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으니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커피빈 직원 A씨도 "오전 8시 30분까지 매장에 10명 정도가 앉았다 갔다"며 "오늘 매출이 얼마나 상승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평소에 비해 매출이 2배 가량 늘었다"고 했다.


이른 오전부터 머물 곳을 찾은 시민들은 카페 내 취식 허용에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를 찾은 여모씨(59)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왔는데 카페가 열지 않았다면 춥고 불편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인 B씨는 "근무 중에 잠깐 쉴틈이 생겨 직원들과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왔다"며 "매장 내 취식이 안 될 때는 직원들 간 대화도 줄었는데, 오랜만에 모여 앉아 대화를 하니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점심 후 '커피 한 잔'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직장인 김모씨(32)는 "오늘(18일) 점심은 무조건 간단히 하고 카페에 최대한 오래 앉아있을 예정"이라며 "직장 동료들과 카페에 앉아 회사 얘기하는 게 인생의 낙이었는데 드디어 되찾았다"며 기뻐했다.

취업준비생 C씨(26)도 "공부하기 위해 오전부터 카페에 방문했다"며 "원래 개방적인 공간에서 하는 걸 좋아해서 오늘(18일)까지 카페가 열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매장 내 취식으로만 해결되지 않아…카페 주변 상권이 같이 살아나야"
18일 오전 9시30분쯤 영등포역 안 프렌차이즈 카페. 카페 내부에 의자와 식탁이 치워져 있다./사진=김성진 기자18일 오전 9시30분쯤 영등포역 안 프렌차이즈 카페. 카페 내부에 의자와 식탁이 치워져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카페 업주들은 매장 내 취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구에서 13년 동안 개인 카페를 운영했다는 윤모씨(45)는 "매출이 회복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매장은 주변으로 식사나 쇼핑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잠깐 들려 지인을 기다리거나 모임을 가지는 곳"이라며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걱정 없이 밖으로 자주 나와야 카페 매출도 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등포구 카페 사장 이모씨도 "우리 매장은 기차나 지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영등포역에서 기차 예매율을 50%로 제한해 유동인구가 줄면서 매출도 같이 줄었다"며 "카페는 주변 시설들이 정상 운영되지 않으면 매출 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역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카페 내에서 감염 위험성이 존재하는 만큼 환기, 소독,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장 내 취식이 허용됐지만 가능하면 포장을 하는 것이 안전하고, 매장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며 "정부에서 손님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카페 등에 방역수칙에 대한 안내사항을 담은 공문을 보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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