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흑석2구역…"빌라 반지하, 10억에도 안팔아"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1.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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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사무실에 재개발 사업 후보지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방윤영 기자18일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사무실에 재개발 사업 후보지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방윤영 기자


"지난주부터 매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매물은 없습니다. 오랫동안 개발을 기다려왔는데 이제 와서 팔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흑석 2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18일 공공재개발 사업의 첫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은 들뜬 모습이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로 나오자 2구역 근처에 있는 아크로리버하임 단지 입구에 '경축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흑석2구역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흑석중앙상가에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 확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2~3년 전 이미 거래 완료…"나올 매물 없어"
부동산에는 매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지만 매물이 없다는 게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드물게 나왔던 매물도 도로 거둬가는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동네는 단층 주택이 대부분으로 조합원이 많지 않고 오랜 기간 개발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나올 매물이 없는 것"이라며 "빌라 반지하 시세가 4~5년 전쯤 3억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0억원을 줘도 안 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구역은 주로 1~2층 단층 주택과 상가 건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세대수는 270세대로 규모가 작은 데다, 이미 2~3년 전에 거래가 완료됐다고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있던 매물도 다시 거둬가는 상황"이라며 "(재개발이) 거의 완료됐을 때 매물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없다"고 했다. 차라리 2구역 인근 빌라나 상가를 알아보는 게 낫다고 귀띔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내 주택 /사진=방윤영 기자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내 주택 /사진=방윤영 기자

"재개발 목매어 기다려왔다…상가 활성화도 노력"
흑석2구역 조합설립추진위도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재개발 사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크다. 2008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조합설립 동의율 75%를 채우지 못해 12년 간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진식 추진위원장은 "(조합설립에 동의한) 70%는 재개발을 목매어 기다려 왔다"며 "워낙 노후화된 주택이 많아 하루라도 빨리 집을 지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상가 소유자들은 반대측 30%에 해당 할텐데, 공사가 진행돼 건물을 헐고 나면 상가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제는 재개발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재개발 이후) 상가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향후 일정에 맞춰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LH(한국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는 2~3월 중 주민설명회를 열고 개략적인 계획을 발표한다. 설명회에서 예상 분담금과 비례율 등 사업성 분석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후보지 대상지 /사진=국토교통부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후보지 대상지 /사진=국토교통부
이 구역은 예상 세대수가 가장 많아 주목을 받아왔다. 4만5229㎡ 면적에 기존 270가구를 1310가구로 개발한다. 흑석역 바로 앞이어서 초역세권인 데다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학군으로는 흑석초등학교, 중앙사대부속 초·중학교, 동양중학교 등이 있고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도 근처에 있다. 대학병원인 중앙대병원이 가까운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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