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의 스페이스X 깜짝 투자…불 붙은 우주산업, 돈이 될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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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의 속풀이 과학]김정주, 스페이스X 투자 계기로 新우주산업 주목…전문가 "토종 우주기업 시장 진입 위한 지원 필요"

김정주의 스페이스X 깜짝 투자…불 붙은 우주산업, 돈이 될까?


지난 13일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괴짜 천재’ 일런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1600만 달러(약 175억 원)를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우주(New Space)’ 산업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라는 원대한 꿈을 내걸고 설립한 우주항공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우주인과 각종 화물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 나르면서 본격적인 민간 우주운송 시대를 열었다. 국내 투자법인이 스페이스X의 주주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 NXC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했다. 민간 우주 산업이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음을 방증한다.

◇항공·우주업계 투자냉각기 해빙 무드=공교롭게 같은 날 한화그룹도 인공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랙아이 지분을 확보했다. 쎄트렉아이는 1992년 한국 최초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이 1999년 세운 회사다. 발사체 기술력을 지닌 한화가 중소형 위성 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소형 위성은 사용처가 다양하다. 이를테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이 위성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 정보를 획득해 고정밀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뿐 아니라 군집 비행하는 초소형 위성 무리는 지구 위 대부분 지역을 상시 관측할 수 있어 대기오염 분석, 정찰·통신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다.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도 국내 유수 벤처캐피털(VC) 운용사들로부터 약 8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이는 추진체를 구성하는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쓰는 방식으로 안전성·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50kg급 위성을 저궤도(500km 이상)에 올릴 수 있는 소형위성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척박한 우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단비 같은 투자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주산업 돈 된다” 민간 총 199조 투자=사실 민간 우주산업은 황무지나 다름 없었다. 1㎏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값비싼 우주 수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을 개발하고, 로켓 핵심 부품을 3차원(D) 프린터로 제작해 주는 첨단 스타트업이 등장하면서 수송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또 인공위성 부품의 소형화·표준화로 개발 기간이 줄고 단가가 낮아지면서 위성과 위성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우주 파생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우주개발 경쟁이 새로운 ‘붐’을 조성한 것도 한몫했다. 우주비행체, 위성, 발사체 등 우주 관련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지구 저궤도에 초소형 위성 여러 대를 띄워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우주 인터넷 통신’ 사업이 뜨고 있다. 스페이스X는 600대가 넘는 위성을 동원 ‘스타링크’라는 우주 인터넷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X는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월 사용료 99달러(11만원)를 내면 LTE(4세대 이동통신)급 인터넷을 제공하는 시험 서비스를 내놨다. 투자 회수가 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주 관광’를 유망 분야로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상 100km까지 우주선을 타고 시속 3500km로 올라가 무중력을 체험하는 영국 버진 갤럭틱의 ‘지구 준궤도 여행’ 상품이 대표적이다. 여행비가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로 우주여행비치곤 저렴한 편이다. 이 때문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팝 스타 저스틴 비버 같은 유명인사가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주투자회사 스페이스에인절스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자료를 보면 2009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1128개의 우주기업이 총 누적액 1660억 달러(199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의 경우 2016년부터 우주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며, 2019년 기준 130억원 정도에 투자가 이뤄졌다. 이를 수주한 우주벤처·스타트업은 12개사 남짓한 상황이다. 안형준 STEPI 연구위원은 “우주산업은 이제 정부와 산업체 투자자가 어우러져야 한다”면서 “토종 우주기업이 뉴 스페이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주 민관협력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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