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삼천피'…4.7조 사들인 동학개미, 어디까지 갈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1.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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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해부터 '개미 파워'가 증시를 달군다. 개인투자자가 매일 약 1조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부으며 '코스피 3000 시대'를 주도한다. 60조원이 넘는 증시 대기자금을 고려하면 실탄은 아직 충분하다는 평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4조7085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4635억원을, 코스닥에서는 1조2450억원을 사들였다. 평균적으로 매일 1조원이 넘는 개인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셈이다.



개인의 폭발적 순매수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3000선을 눈앞에 둔 2990.57로 마감했다. 하루에만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25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715억원 등 1조197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말 연시 증시에 개인 자금이 5조원 가까이 몰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1조5120억원, 2018년은 1조2668억원이었다. 과거 연말연초에 비해 3~4배가 늘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초에 개인투자자가 사는 영향은 과거에도 관측됐지만 규모는 예년에 비해 많이 크다"며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도가 증가한 점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아직도 실탄은 남아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5조5227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30일(65조6234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년 넘게 20조원 수준이던 대기자금이 60조원을 넘어섰다"며 "증시의 기본 환경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자금의 상당수가 대형 우량주로 쏠린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77,000원 ▲700 +0.92%)(1조8913억원)였다. 셀트리온 (177,500원 ▲100 +0.06%)(4456억원), SK바이오팜 (83,300원 0.00%)(3470억원), 삼성전자우 (64,800원 ▲700 +1.09%)(3408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182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민기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와 이번 코로나 사태가 다른 점은 규모가 큰 기업으로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는 점"이라며 "코스피 대표종목이나 대형주 위주로 집중적으로 사들이다보니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534억원, 기관은 4조4212억원(코스피·코스닥 합산)을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3조5000억원이 넘게 팔아치웠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가 시가총액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생긴 현상"이라며 "운용 자금의 주식 비중은 정해져 있는데 시총은 계속 커지다보니 이를 유지하기 위해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은 8.14포인트(0.83%) 오른 985.76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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