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전화 온 임대인이 한 말…"1년 임대료 절반 돌려주겠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12.29 15:02
글자크기
29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29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위해 1년 임대료 절반을 돌려준 임대인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전라도 광주에서 양초를 제작해 성당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는 홍영수씨는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 출연해 이같은 사연을 소개했다.



홍씨는 "상반기부터 계속 미사가 중단되고 또 미사를 해도 모임 못하니까 (매출이) 거의 50%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던 홍씨에게 지난 22일 11년만에 임대인에게 처음으로 전화가 왔다. 임대인은 홍씨에게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죠, 요새 소상공인들 힘들다고 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며 1년치 임대료를 절반 돌려준다고 했다.



홍씨는 "저는 1년 걸 절반 돌려준다고 말을 들으면서도 저도 모르게 두세 달 것 돌려주시겠지 설마 1년 걸 주시겠나 싶었다"며 "계좌번호를 불러드렸는데 잠시 후에 은행에서 문자 온 금액을 보니까 1년 걸 정확히 계산하셔서 50%를 입금하셨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열심히 하시라고 사업 번창 했으면 좋겠다고 그 말씀만 하시고 다른 말씀 안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씨는 임대인이 한번도 지난 11년 동안 한 번도 임대료를 올린 적이 없다고 없다고 밝혔다. 홍씨는 "다른 분들은 임대료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데 저는 한 번도 그런 걱정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홍씨는 "정말 누군가 내가 어려울 때 날 따뜻하게 봐주는 그런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정말로 고마웠다"며 "처음에는 별 생각 못하고 서너 달 버텨야지 했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이 좋은 상황을 나만 누리면 안 되겠다 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라도 가톨릭 사회단체에 기부를 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은 금액은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다른 사람들과 나누자, 그런 이야기를 해서 실천할 계획"이라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