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신뢰' 부족, 발언은 '인성' 논란…코너 몰린 '변창흠'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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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변창흠 국토교통부 후보자가 갈수록 코너에 몰리고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기존 정부 정책보단 진일보한 주택공급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막말 논란에 공식 사과했지만 지인채용 등 각종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자진 사퇴, 지명 철회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변 후보자는 "이미 발표된 대책과 별개로 충분한 물량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전세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2020.12.18/뉴스1(서울=뉴스1)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변 후보자는 "이미 발표된 대책과 별개로 충분한 물량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전세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2020.12.18/뉴스1


‘변창흠표 공급정책’ 예고..시장은 ‘글쎄’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기자간담회를 연 것을 놓고 야당에선 ‘국회 패싱’이란 지적이 나왔지만 장관 후보자들이 지명 직후 언론에 나와 자신의 철학을 간단히 밝히는 자리는 관행적으로 있었다.



변 후보자는 ‘달라질게 없다’는 시장의 평가와 달리 공급확대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역세권 인근 고밀 개발, 저층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의 중층 고밀개발, 도시재생지역의 공공재개발 허용, 공공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 강화 등 간담의 대부분을 공급확대 계획에 할애했다. ‘개발이익의 공공환수’는 유지했지만 시장과 타협할 수 있는 모델 개발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급은 충분하다”는 기존 정부 입장과 달리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수요를 고려하면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변화를 시사했다.



시장에선 역세권 고밀개발, 공공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는 기존 정책의 보완 정도이고 저층 주거지 고밀개발은 긍정적이지만 현실성에선 의문을 표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층 주거지를 대규모로 고밀개발하면 세대수 증가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조화로운 도시경관 형성에 역행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인센티브로 민간과 공공 간 접점을 찾으면 주택 공급 확대가 실현될 것이나 확정적이지 못한 청사진 제시가 주거지·토지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의 죽음을 모욕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 후보자는 구의역 김군 사고의 원인을 피해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발언을 해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후보자의 사퇴와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2020.12.20. misocamera@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의 죽음을 모욕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 후보자는 구의역 김군 사고의 원인을 피해자의 부주의로 돌리는 발언을 해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후보자의 사퇴와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2020.12.20. [email protected]

막말, 특혜채용..계속되는 논란, 청문회 험로 예고
정책과 별개로 변 후보자는 막말 등 인성논란, 지인 채용·밀어주기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그는 SH공사 재임 시절 임직원 회의에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안전사고를 언급하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들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만 조금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는데”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났다.



공유주택 운영방안 논의 중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말해 임대주택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임대주택 입주자를 ‘못 사는 사람’으로 단정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변 후보자는 결국 “SH 사장 재직 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밖에도 SH공사 사장 시절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어겼다는 논란, 9명의 1급 고위직 채용시 5명이 출신 학교 동문이라는 의혹, 친여 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태양광 업체 밀어주기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변 후보자는 비리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정의당도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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