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MBA 비대면 온라인 강의 1등 교수 비법 보니…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0.12.18 07:10
글자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들이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6월 3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스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들이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6월 3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비대면 수업 운영이 장기화되면서 대학가에서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시작한 이후에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에 개설한 34개 과목 대상 '1학기 강의 평가'에 따르면 소규모·토론형 강의일수록 강의평가 점수가 지난해 보다 올랐다.



0.25점 이상 점수가 바뀐 11개 과목의 강의 방식 및 정원 등을 기준으로 추가 분석한 결과, 5개 과목은 지난해 대비 평가 점수가 올랐고 6개 과목은 떨어졌다.

대규모 수업에선 학생 만족도가 떨어졌지만 소규모·토론형 수업에선 만족도는 오히려 올랐다. 평가점수가 0.25점 이상 오른 다섯 과목의 평균 학생 수는 15명이었다. 반면 평가 점수가 떨어진 여섯 과목의 한 강의당 평균 학생 수는 44명이었다.



2020학년도 1학기 경영대학원에서 강의평가 1위를 한 박남규 교수의 '창조와 혁신'은 올해 평가점수는 4.94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0.32점 올랐다. 이 과목은 수업 정원 규모도 작지만 발표가 활발히 진행되는 토론형 수업이다.

박 교수의 수업은 수강생들이 혁신 기업 사례를 직접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토론을 위해 사전 준비를 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단계를 거친다. 수업이 끝나기 10분 전부터는 교수와 학생들 간 질의응답을 시작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들은 계속 교수와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때 학생 수가 많은 수업들에서 질문이나 토론이 원활하지 않아서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높다"며 "학생 수가 적은 수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화면을 통해 담당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긴밀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업 효과가 더 크게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강의평가 점수 상위 5위 안에서 3과목이 바뀌었다. 일부 이론 위주 수업들이 밀려난 결과다. 강의평가가 좋은 수업의 경우 뛰어난 강의력으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해마다 크게 순위가 변동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이유재 서울대 경영대 교수(경영대 학장)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떻게 해야 최선으로 학생들에게 교육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 줌(Zoom)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화상 강의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며 "MBA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수업 위주로 진행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과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