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규제 EU '美기술공룡 로비' 세질수록 처벌 세진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0.12.16 03:30
글자크기
사진=AFP사진=AFP


유럽연합(EU)이 거대 온라인 공룡들을 상대로 한 규제 도입에서 글로벌 리더를 자처하자 미국 정보통신(IT) 거인들이 EU에서 대규모 로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공룡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토대로 유럽에서 전직 정부관료, 인맥이 넓은 로펌과 컨설팅회사를 두루 고용하며 로비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십개 싱크탱크 및 무역협회에 자금을 제공하고 유럽 전역 최고 대학에 교수들을 배치하고 다른 회사들의 산업 친화적 연구를 지원하는 것도 포함된다.



EU 로비사업을 모니터하는 국제투명성기구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상반기에만 1900만유로(약 262억8000억원)을 로비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해 지출에 맞먹는 수준이다.

로비 감시단체인 유럽기업감시(CEO)의 마가리다 실바 연구원은 "이들의 지출 규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서 "이러한 규모를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어 "공개된 지출이 이 정도라면 비공개 지출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기술거인들의 유럽 내 로비지출은 미국에서보다 적지만 점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EU 관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돈과 인맥이 공익보다 우위에 있는 '미국화'에 대한 경계심도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런 로비활동에도 기술거인들은 유럽에서 별다른 실익을 얻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EU는 꾸준히 기술거인들인 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시장에 제기하는 위협을 경고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EU가 기술공룡들을 상대로 경쟁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매기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블룸버그는 14일 보도했다.


티에리 브레통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원과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반독점 집행위원장이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 법안인 '디지털시장법' 초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정보통신(IT) 거인들을 '온라인 문지기(Gatekeeper)'로 지정해 이들이 준수해야 할 엄격한 조건들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용자가 만든 유해 콘텐츠를 관리하고 △디지털광고 작동 방식을 공개하며 △소형 라이벌 업체들과 데이터 일부를 공유하고 △플랫폼에서 소형 경쟁업체보다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디지털 경제에서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기술규제가 될 것이라며 "새 법안으로 기술업계는 잃을 게 많을 것이다"라는 한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