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인' 왕따 담은 日나이키 광고…싫어요 폭격·불매운동도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12.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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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좋아요' 7만1000개 vs '싫어요' 5만개…불매운동으로 이어져

/사진=나이키재팬 트위터 화면 캡처/사진=나이키재팬 트위터 화면 캡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일본에서 재일 조선인의 차별을 담은 광고를 내놨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비판도 커져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나이키를 사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4일 CNN에 따르면 나이키 재팬의 이 광고는 전날 아침까지 트위터에서 1630만건의 조회수를 올렸고 9만10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유튜브에서는 1000만번 이상 조회됐고, 4만명 이상이 댓글을 달았다. 유튜브에선 약 7만1000개의 '좋아요'가, 5만개의 '싫어요'가 붙었다.



나이키 재팬은 차별과 왕따 등으로 고민하는 3명의 10대 여학생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취지의 광고를 지난달 27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계속해서 움직여라. 자신을. 미래를'이라는 제목의 2분 1초짜리 광고 영상 설명란에는 '선수의 리얼한 체험에 근거한 이야기. 3명의 축구 소녀가 스포츠를 통해 일상의 고뇌와 갈등을 극복하고 자신의 미래를 움직여 나간다. 당신은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없다'고 쓰여 있다.



영상의 주요 내용은 동급생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노골적으로 괴롭힘(이지메)을 당하는 세 명의 소녀가 스포츠를 통해 차별을 극복해 나간다는 스토리다. 문제가 된 건 소외된 세 주인공 중 한 명이 재일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나머지 두 명은 흑인 혼혈 학생과 따돌림당하는 일본 학생이다.

나이키 영상에 등장하는 한국인 소녀는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 있는 재일조선중급학교(중학교)에 다니는 실재 인물. 나이키 광고 영상에선 소녀가 일본 학교에 다니면서 차별을 받는 것으로 그려진다.

특히 영상 중반에 재일조선학교의 교복으로 알려진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고 걸어가는 소녀의 모습을 일본 중년 남성들이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광고는 마지막에 '야마모토(YAMAMOTO)'라는 일본식 성 위에 '김(KIM)' 성을 덧댄 소녀가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별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일부 SNS 사용자들은 이 광고를 "놀랍다. 힘이 있다"고 표현했다. '폰주'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는 "생각없이 하는 행동이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썼다.

하지만 나이키가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펼치는 '소수자 차별 반대' 공익 메시지를 담은 광고지만 일본 사회 내 차별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심기가 불편한 사람도 많다. 일부 일본인 네티즌들 사이에선 나이키 불매운동까지 언급되고 있다.

유튜버 모모 아자마는 "나이키는 일본인들을 그들의 적으로 만들었다. 이 광고를 모르는 일본인은 나이키를 계속 살지도 모르지만, 저는 나이키를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이 광고는 분열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말로 위험하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으로 돈을 벌고 있다.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나이키재팬은 일본 매체를 통해 해당 광고와 관련해 "나이키는 목소리를 높여 모든 사람에 대한 포섭, 경의, 공평한 대응을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광고 의도에 대해서는 "이 영상의 목적은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인 스포츠를 보여주는 것이다. 스포츠는 세계를 향해 전진하게 만들고 긍정적 변화를 촉구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나이키재팬 트위터 화면 캡처/사진=나이키재팬 트위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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