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백두산 오른 김정은, 8차 당 대회 앞두고 또 오르나

뉴스1 제공 2020.12.04 06:54
글자크기

고비 때마다 '혁명 성지' 백두산행…올해는 '잠잠'
코로나19 여파 속 이벤트성 대외 행보 가능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미국과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백두산 등정에 나섰던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미국과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백두산 등정에 나섰던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혁명의 성지' 백두산 등반에 나설지 주목된다. 집권 이후 중대 결심이 필요할 때마다 백두산에 올랐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장면 연출로 눈길을 끌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핵심 간부들을 대동하고 삼지연 등 백두산 일대를 찾았다.



백두산은 북한에서 '혁명의 성지'이자 '백두 혈통'을 상징하는 곳으로 북한은 이 일대를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활동 무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생가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주로 11월이나 12월 연말 즈음해 이곳을 찾았는데 일정 앞뒤로 굵직한 정치적 결정이 나오다 보니 중대 결단을 내리는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외신도 그의 백두산행을 주목할 정도다.



2013년 11월에는 삼지연 혁명 전적지 등을 둘러본 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고 2017년 11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직후 백두산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10월과 12월 두 차례 백두산 '군마 행군'에 나섰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던 중이어서 모종의 중대 결심이 섰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는 4일인 이날까지 백두산 일대를 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이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 차인 데다 연초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이라도 '백두산 카드'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북한은 내년 8차 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적용할 '국가경제발전 계획'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협상의 큰 방향에 대해서도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백두산행으로 미국의 눈길을 끌려고 할 수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백두산 답사 행군을 독려하며 내부 결속을 다져나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백두산 답사 행군을 독려하며 내부 결속을 다져나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올해 북한이 대북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연재해 등을 겪으면서 주민들 사이 동요를 차단하고 내부 결속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도 있다.

백두산행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 혈통'을 앞세워 체제 공고화와 아울러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김 위원장은 항일 빨치산들과 모닥불을 피운 김일성 주석을 흉내내며 그들의 '혁명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백두산행 대신 다른 방식의 이벤트를 선보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올해 하반기 공개 활동은 8~10월 수해 현장 시찰을 제외하면 당 회의 주재에 집중돼 있을만큼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최근 겨울철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 등급을 '초특급'으로 격상하면서 먼거리로의 외부 활동이 더욱 어려운 상황일 것으로 짐작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