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혁신행정 애민·열정·전문성이 길이다

머니투데이 한대희 군포시장 2020.12.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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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행정에서 혁신은 단골메뉴가 됐다. ‘혁신행정’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지만 이들 기관의 장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혁신행정을 펼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행정을 하다보면 제도 개선과 공직자 마인드 개선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한다. 전자가 하드웨어라면 후자는 소프트웨어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갖춰도 공직자들의 자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공직자들의 마인드는 미래지향적인데 제도가 구태의연하면 그 조직은 제자리 걸음이다. 따라서 양 측면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행정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



혁신행정은 제도 개선보다는 운영방식 개선이나 공직자들의 마인드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행정 주체는 관료집단이다. 근대국가 발전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가 관료제다. 관료제는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장점으로 체계성, 합리성, 전문성, 기술적 우월성 등을 꼽았다. 단점으로는 비인간화를 들었다. 베버는 “이상적인 관료는 화내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미움도 열정도 사랑도 열광도 없이 단순한 의무개념에 쫓겨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합리성이 기계적 단순성으로 변해, 요즘 말로 하면 영혼없는 공직자로 전락할 수 있음을 베버는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사회의 타성을 버리는 것이 혁신행정의 첫걸음이다. 여기서 기관장의 역할은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군포시도 이같은 차원에서 혁신행정에 주력하고 있다. 기본 방향은 열정을 갖춘 미래지향성과 전문성 함양이다. 목표는 애민(愛民), 즉, 시민에 대한 사랑을 토대로 군포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다. 군포시의 구호가 ‘시민우선 사람중심’인 까닭이다.



혁신행정을 하려면 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결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뻔한 내용의 혁신교육 몇 번 한다고 해서 혁신행정에 다가갈 수 없다. 군포시는 시장의 제안으로 혁신디자인스쿨을 올해 연중행사로 운영했다. 목표는 혁신행정 주체를 키우는 것이다. 필자는 당시 이를 제안하면서 미래지향성, 열정, 도시발전을 위한 전문성, 시민 우선을 주문했다. 어떠한 내용의 의견 개진도 좋다고 했다. 단, 뻔한 교육, 교육을 위한 교육은 하지 말자고 했다.

시 공무원 23명을 선발해 우수 전문가들을 멘토로 모시고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모두 20차례에 걸친 강의를 했다. 탁상교육에 그치지 않고 시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당정동 공업지역 등 주요사업 현장을 시찰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혁신디자인스쿨을 강행했다. 그만큼 군포시정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최종보고회와 수료식을 가졌다.

혁신디자인스쿨 연구과제에는, 당장 시의 사업으로 추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많다. 당초 기대 이상이다. 그 위력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도 혁신디자인스쿨을 계속하고, 특히 올해 디자인스쿨 참여자들로 혁신정책연구단을 구성해 과제발굴을 더 깊이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다양하게 고민해달라는 점을 시 공무원들께 부탁드린다. 혁신행정에는 왕도도, 정답도, 지름길도 없다. 열정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시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췄으면 한다. 혁신디자인스쿨 수상자들을 축하하면서, 참여자들과 이들을 묵묵히 응원해준 군포시의 모든 공직자들께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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