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밀 가격 심상찮다…밥상물가 우려 커져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11.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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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밀 가격 심상찮다…밥상물가 우려 커져


국내 쌀, 찹쌀 등 곡물가격 상승에 이어 글로벌 곡물가격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식탁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종 가공제품 원료로 이용되는 대두, 소맥, 옥수수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식품업계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 국내 식품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원재료 확보 물량을 늘린 상태라 당장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제품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식량농업기구(FAO) 곡물가격 지수는 10월 평균 111.6포인트로 전월 대비 7.2% 올랐다. 지난해보다는 16.5% 상승했다. 대두를 중심으로 옥수수, 소맥, 원당, 팜유 등 대부분의 곡물가격이 최근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대두의 경우 지난주 말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181달러/부셀(bu)로 거래됐다. 전년 대비 30.5% 오른 가격이다. 글로벌 작황이 부진했던 데다 중국이 대두 구매를 늘리며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이 오르자 투기세력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밀가루 원료인 소맥 역시 599.5달러/부셀로 전년보다 15% 가량 높아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원당, 팜유도 각각 13%, 19%, 22% 씩 올랐다. 글로벌 곡물가격 인상은 밀가루, 대두유 등 식품 원재료와 사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가공식품 등의 제품 생산 비용 부담으로 연결된다. 소맥, 팜유 등의 수요가 많은 라면업계, 제과, 제빵업계 등은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옥수수, 팜유 등 국내 가공업체들과 가격 협의를 매년하고 있는데 현재 내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곡물가격, 가공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제조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가공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원재료를 3개월 이상분을 확보해 두는데다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되면서 물류 차질 가능성 등으로 비축분을 늘려놓은 상황이라 당장 가격 인상 이슈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곡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쌀, 찹쌀, 콩 등 국내 곡물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어 식탁 물가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하며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부들의 식탁 물가부담이 더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쌀 평균 가격은 20kg당 6만42원으로 평년 가격대비 30%나 높다. 쌀 수확량이 줄면서 2016년 이후 쌀 가격이 매년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특히 기상 여건이 악화되며 상승세가 가파르다. 찹쌀, 콩 가격 역시 평년대비 7~10%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소비 부진 우려 등으로 제품 가격 인상 이슈가 거의 없었지만 곡물 등 식품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비용부담이 늘어나면 연말이나 연초에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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