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유로 충전기 뺀 애플…무선충전기 23만원에 사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0.11.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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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 /사진=애플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 /사진=애플


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비싼 '가격'이 논란이다. 소비자가 전원 어댑터와 '맥세이프 듀오'를 함께 구매하려면 무려 2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맥세이프' 가장 비싼 무선충전기 등극
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를 이용해 아이폰12와 애플워치를 동시에 충전하는 모습 /사진=애플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를 이용해 아이폰12와 애플워치를 동시에 충전하는 모습 /사진=애플
20일 애플에 따르면 곧 출시를 앞둔 '맥세이프 듀오' 판매 가격은 17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제품은 아이폰12와 애플워치 등 두 제품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동시 충전을 제외하면 앞서 출시된 맥세이프(5만5000원)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가격은 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가격은 비싸지만, 충전 성능은 오히려 떨어진다. 제품 설명을 보면 맥세이프 듀오는 맥세이프(최대 15W)와 달리 최대 무선 충전 속도가 14W(와트)다. 또 최대 출력이 나오게 하려면 27W 이상 전원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12 공개 이후 내놓은 20W USB-C 전원 어댑터(2만5000원)를 사용하면 11W까지만 출력된다. 제품을 온전히 이용하기 위해 애플 공식 30W 어댑터(5만5000원)를 함께 구매하면 소비자는 총 23만4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관련해 마크 거먼 블룸버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맥세이프 듀오 충전기와 30W 어댑터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충전 장치일 것"이라며 "하지만 이 기기로 15W 고속충전을 완벽히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맥세이프는 아이폰과 보호 케이스 후면에 영구적인 사용 흔적은 남기는 것이 문제 된 바 있다. 애플도 이를 인정했으나, 해당 내용을 제품 설명에 추가하는 것 외에 다른 조치는 취하진 않았다.

환경 위한 걸까? 새제품 판매 꼼수일까?
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 /사진=애플애플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 듀오' /사진=애플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기본 구성품에서 전원 어댑터를 제외하며 환경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구성품을 줄임으로써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12 발표 당시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은 "제품 포장 크기를 줄이면 연간 2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없앨 수 있고, 이는 1년간 45만 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없앤 것과 마찬가지 효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의 이같은 설명은 시장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포장을 줄여 탄소 배출을 낮춘다고 했지만, 제품과 액세서리를 각각 판매하며 오히려 포장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닌 새로운 액세서리 판매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애플은 아이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선보였다. 에어팟은 빠르게 확산했고, 지난해 기준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 전원 어댑터 제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전원 어댑터 제외 말고도 환경을 위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이같은 행보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부담만 가중하는 것"이라며 "환경 보호를 외치는 애플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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