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새벽배송에도 "난 괜찮아" 코스트코·트레이더스 고공행진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11.17 16:01
글자크기

코스트코 올 8월까지 매출액 전년대비 8.4% 증가…트레이더스도 10년만에 매출 2조원 돌파

온라인쇼핑·새벽배송에도 "난 괜찮아" 코스트코·트레이더스 고공행진 이유


국내 대형마트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휘청이는 가운데 코스트코·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의 상승세는 가팔랐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에도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스트코코리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4조52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1% 늘어난 1429억원으로 집계됐다. 96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1055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장 수는 16개로 변동이 없었지만 전기(2018년 9월~2019년 8월)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6.3%) 상승폭이 더 컸고, 전기 22% 감소했던 영업이익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트코코리아가 한 해 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1조3623억원에 달한다.

코스트코는 이 기세를 몰아 점포도 확대해 가고 있다. 내년 경남 김해시에 매장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고, 인천 청라·서울 구로구 고척동에도 추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도 개점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토종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트레이더스 누적 매출액은 2조 1336억원으로 설립 10년만에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72% 증가했다. 지난 9월 안성점을 오픈하면서 매장 수는 19개로 코스트코를 앞질렀다.

[의정부=뉴시스]송주현 기자 = 코스트코 의정부점. 2020.03.05   atia@newsis.com[의정부=뉴시스]송주현 기자 = 코스트코 의정부점. 2020.03.05 [email protected]
코스트코는 유료 회원제로, 트레이더스는 비회원제로 운영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둘 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대용량 박스 단위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형태다. 눈여겨볼 점은 코로나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기존 대형마트 매장 매출이 주춤하거나 흔들리는 사이에서도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저성장 시대에 ‘전세계에서 싸고 질좋은 상품을 다 갖다 놓는다’는 글로벌 MD 역량이 차별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해 만든 롯데쇼핑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은 금천점과 영등포점 단 2곳만 남겨두고 폐점하며 규모를 줄인 결과가 안 좋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는 빅마켓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코스트코, 트레이더스처럼 질 좋은 제품을 일반 대형마트보다 더 값싼 가격에 제공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불황일 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코스트코 매출이 늘어난다"며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식당 등 장사하는 사람들도 가격에 민감해지는 시기라 가격도 싸고 새로운 물건이 많은 창고형 할인점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