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국내 신재생 에너지 업계가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대목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4년간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2조달러(약 2270조원) 투자' 공약이다. 이는 바이든이 지난해 제기한 '10년간 1조7000억달러' 투자방안보다 더욱 진일보한 정책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의 청정에너지 확대는 전통적 화석에너지를 강조해 온 트럼프 정부와 가장 차별화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교통과 전기, 건축 등에서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이를 통해 미국 내 1000만 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도 장밋빛 기대를 갖게 한다. 바이든 후보의 이 같은 공약들이 성공적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크게 확대할 수밖에 없다.
유진투자증권은 '바이든이 미 대통령이 된다면?'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규모 발전설비는 1100GW(기가와트) 수준"이라며 "이중 천연가스와 석탄발전 설비가 700GW 정도인데 바이든의 공약들을 실현하려면 이를 전량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현재 미국의 연간 풍력·태양광 설치량은 20~30GW 수준인데 바이든 후보 당선시 이 규모가 3~5배로 늘어날 수 있다"며 "2022년부터 미국의 풍력, 태양광 설치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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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영한 듯 국내 태양광 에너지 기업인 한화솔루션 주가는 5일 하루만에 12.3% 상승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단기간 3~5배 커질 수 있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도 분명 수혜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필수 시설이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확대는 전 세계적 흐름이지만 그래도 공격적으로 관련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이든 후보가 한국 기업들에게는 더 좋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기차 및 수소차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것도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에게 긍정적이다. 바이든 후보는 캘리포니아식 강력한 자동차 연비규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5년 내 50만대 스쿨버스를 탄소배출 제로 차량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300만대의 공공차량도 탄소배출 제로 차량으로 대체한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에는 유럽이 2030~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친환경 정책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됐다"며 "그러나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휘발유차 판매를 점점 줄여 2035년부터 완전히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날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주가는 4~5% 상승률을 보였고,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 개발 기업 두산퓨얼셀도 2.84% 상승했다. 전기·수소차를 모두 만드는 현대차도 이날 2.04% 올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바이든 당선으로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친환경 산업 육성으로 돌아선다면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에게는 분명 기회이며, 이를 위해 더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