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기된 배터리 소송 판결…LG와 SK 합의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안정준 기자 2020.10.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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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기된 배터리 소송 판결…LG와 SK 합의 가능성은?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SK이노베이션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다"-LG화학

LG화학 (402,500원 ▲7,000 +1.77%)SK이노베이션 (111,100원 ▼1,600 -1.42%)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이 또다시 연기되며 양사는 '합의 가능성'에 한발 다가선 반응을 내놓았다. 자칫 소송 장기화 부담에 따른 양측 합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ITC는 "조사 완료일을 10월26일에서 12월10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며 ITC 소속 위원들의 투표를 거쳐 판결을 재연장하기로 했다. ITC는
다만 총 3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통해 그동안 소송 진행 과정을 밝히면서 이번 연기 사실을 알렸다.

ITC 측은 "지난 5월12일 소송 당사자들은 재검토 이슈 및 구제 조치, 공공 이익에 관해 의견을 보냈다"며 "특정 비(非) 당사자들 또한 같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보내왔고 위원회는 조사에 대해 숙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ITC는 지난 5일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이를 3주 미뤘다. 이번에 두 번째로 다시 판결을 연기한 것이다.

연이은 최종 판결 연기와 관련, 배터리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코로나19 재확산이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5일에서 26일로 1차 최종 판결일이 미뤄졌을 때도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늦춰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 즈음 이를 이유로 연기된 다른 소송 사례가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연기 이유에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간 소송이지만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하게 드라이브 걸었던 미 일자리 창출이 걸린 일이란 점도 판결 연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한차례 판결 연기로 소송 장기화 가능성과 추후 판결 불확실성도 커진 만큼 양측이 합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다만,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면 미국에서 배터리 셀 등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상황이 좀더 급하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 조지아주에서 1,2 공장을 설립 중이며 투자 규모만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1공장에서 2000명, 2공장에서 600명의 일자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조지아 주지사가 이번 소송전에 나서 탄원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더 길어지게 되었다"며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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