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다 중단→재개…KB거래지수 해프닝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0.10.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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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동 KB국민은행 본점 / 사진제공=KB국민은행서울 여의도동 KB국민은행 본점 / 사진제공=KB국민은행


'KB부동산의 거래동향 통계 중단 사태'가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자로 통계를 중단하기로 했다가 정부 눈치를 본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오는 26일부터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9일 이후 중단 했었던 '매매-전세거래지수' 부동산 통계자료를 26일 오후부터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KB국민은행의 이번 결정은 매매거래동향 및 전세거래동향 통계를 중단하기로 한 지 일주일 만의 번복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9일자로 거래동향 통계를 중단했다. 통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17년 만의 중단이었다.

거래동향의 근간이 되는 매매거래지수 및 전세거래지수는 4000여명의 전국공인중개사를 통해 해당 주의 거래가 활발한지, 한산한지를 파악한 후 이를 지수화 한 수치다. 0~200 범위 이내로 100을 초과할수록 '활발함' 비중이 높다고 보면 된다. KB부동산은 해당 통계를 중단하면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현황' 통계를 이용해 정확한 거래량을 확인하라고 알렸다. 그러나 이들 통계가 거래동향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 실거래가는 공인중개사들이 실거래 신고를 해야 등록되는데 계약 후 한달 안에만 등록하면 된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부동산거래량 역시 국토부에 거래 신고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두 통계 모두 한달이라는 시차가 있어 시시때때로 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전세거래동향의 경우,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달의 전월세 거래량을 바탕으로 파악할 수 밖에 없어 실시간 시장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전세대란이 심각한 시점에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중단한 것이 정부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전세거래지수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세 실거래 통계가 전년 동기대비 늘고 있다"는 발언이 서로 상충됐기 때문이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통계를 없앤 것 아니냐는 루머도 확산됐다.

여론을 의식한 KB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다시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사태는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측은 "이번 결정은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통계지수를 원하는 분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언론 및 통계 이용자분들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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