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이폰12만 '리얼 5G'?...정작 버라이즌은 '유턴中'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수현 기자 2020.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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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5G 오해와 진실 ③

편집자주 5G 스마트폰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5G 가입자 1000만 명 돌파가 목전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반 만의 성과다. 그런데 이용자 불만은 여전하다. 품질, 가격 논란이 한창이다. 아직도 잘 터지지 않는 등 품질도 불만이고 요금도 비싸다는 원성이다. '진짜 5G', '가짜 5G' 논란도 이어진다. 국내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배경, 오해와 진실을 함께 짚어본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한국에 공식 출시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제품이 전시돼 있다. 2020.10.30/뉴스1(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한국에 공식 출시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제품이 전시돼 있다. 2020.10.30/뉴스1


“‘아이폰 12’ 28GHz 5G 서비스를 미국에서만 지원한다는 건 역으로 생각하면 한국이 상용화한 3.5GHz 등 중저대역 주파수(Sub-6)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라는 반증 아닌가요”.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 12 출시 이후 국내에서 28GHz 주파수 대역의 5G 전국망 구축 시기 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통신업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애플은 아이폰 12에 자국 판매 모델에만 28GHz를 지원하고 나머지 해외 판매 물량에는 중저대역 지원 모델을 선보였다. 미국 내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이 28GHz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 12 출시 행사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도 아이폰 12 출시를 전후해 28GHz 5G 전국망 서비스의 한계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5G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이 잇따르면서다. 지난 상반기 미국 한 시장조사 업체의 5G 품질평가에서 버라이즌의 5G 서비스 속도는 1위였으나 접속률은 1% 미만에 그쳤다. 영국 민간 조사업체인 오픈시그널 조사에서도 버라이즌의 28GHz 5G 가용성(Availability·연결시간)은 0.4%에 불과했다. 커버리지 측면에서 3.5GHz 대역을 쓰는 SK텔레콤(15.4%), LG유플러스(15.1%), KT(12.5%)와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이다.

美아이폰12만 '리얼 5G'?...정작 버라이즌은 '유턴中'
이런 이유로 버라이즌도 전국망 확장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실상 인정하고 3.5GHz 등 중저대역 활용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위성용 C-밴드 주파수(3.7~4.2GHz) 중 280MHz 폭을 5G용으로 활용하도록 허용해 연내 경매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국방혁신위원회(DIB) 역시 “28GHz 등 초고대역은 전파 도달거리와 비용 제약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며 “향후 수년 안에 3~4GHz 대역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투자 전략 전환을 제언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맥킨지도 5G 시장이 중저대역 주파수(Sub-6)를 기반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초고주파 기반 5G 네트워크는 전세계 인구의 25%를 커버하는 반면, 중저대역 5G 서비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도시 인구의 80% 가까이 커버할 정도로 확장될 전망이다. 영국, 프랑스, 호주 등도 현재 3.5GHz 대역으로 5G를 상용화해 커버리지 확대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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