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그린뉴딜(수소) 대담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그린뉴딜'이라는 에너지 전환의 고속도로에 올라탄 대한민국 수소경제가 이제 한국을 넘어 전세계로 내달리려 한다. 대한민국은 이 어젠다에서 모처럼 '퍼스트무버'(First Mover)의 길을 가려 한다.대한민국이 주도할 수소경제는 현 세대를 넘어 우리 미래세대의 자긍심이 될 것이다.
수소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20 그린뉴딜 엑스포’(제2회 대한민국 수소엑스포)가 28일 개최되는 데 앞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국가 수소경제 정책의 틀을 짜고 있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났다.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가 주관하는 '2020 그린뉴딜 엑스포' 개막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국회·정부·지자체에서 그린뉴딜 정책을 이끄는 정책 리더들이 총출동하는 '2020 그린뉴딜 엑스포'는 친환경 에너지전환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하 성윤모)=동감합니다. 저도 지금이 굉장히 큰 전환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우리 경제가 어려웠습니다. 정부는 4차례 추가경정예산편성, 한국판 뉴딜 등 과감한 부양정책을 펼쳤습니다. 고맙게도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해 주시면서 3분기부터는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설비·건설 투자, 외국인투자도 늘어나는 등 경기 반등의 기회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미래차 보급확대 대책도 준비하는 등 내수반등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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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에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 게 당연합니다. 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도 주력산업이 변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가 뭘 할 것이냐가 제일 큰 숙제입니다. 남들이 남긴 선례도 있지 않아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를 업계와 같이 고민하며 추진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수소경제에 주목하고 다방면으로 보도한 덕에 정부가 세부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력을 받았습니다. 지난 6월 머니투데이가 강원도 삼척에 추진 중인 수소생산기지에 일본 기술을 이전 받은 업체의 설비 계약 사실을 보도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수소기술 육성에 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좋은 지적이었습니다.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그린뉴딜(수소) 대담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그런데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ESG가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현실까지 더해지니 애초 취지 이상의 무게감을 느낍니다. 기업의 ESG는 연습 단계가 아니라 주도권을 둘러싸고 엄청난 경쟁이 붙은 본 게임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정부는 파리협약을 탈퇴해도 기업은 생존을 위해 ESG를 실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정책 차원을 떠나 ESG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준엄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러한 무거운 상황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런 면에서 결과적으로 정부의 그린뉴딜이라는 화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입니다.
▶성윤모=그동안 대한민국의 성장 공식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습니다. 성장가능성이 높고 시장규모 큰 산업에 뛰어드는 데 집중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뒤에 따라오는 국가를 견제하고 앞서가는 국가를 쫓는 데 힘에 부친 상황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리도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산업 측면에서는 수소경제가 처음 개척해나가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민간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
◇수소생태계 주도, 세계 중심 지역에 생산기지 구축▶홍선근=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올 때 머니투데이가 취재용 차량으로 구매한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왔습니다. 머니투데이는 넥쏘 양산차 1호 구매자이자 서울시 넥쏘 1호 등록자입니다. 수소충전소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모빌리티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장점을 충분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특정 기업을 떠나 한국이 수소전기차 영역에선 분명히 한발 앞서나가 있고, 경쟁력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리한 상황이 길게 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멈칫거리고 정부에서 밀고 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성윤모=같은 걱정을 문재인 대통령도 했습니다. 먼저 가는 이들을 위해 정부가 버텨줘야 생태계가 이뤄져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부가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몇 개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참여한 그린수소 MOU(업무협약)에 우리가 알만 한 주요 업체들이 다 들어와 대비하려 하고 있습니다.
수소차 충전소도 과거 일부만 참여했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액화수소, 추출수소 등 각 분야에서 R&D(연구개발)와 실증, 실제 사업화 분야에도 민간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합니다. 정부가 어렵고 힘든 곳에 먼저 들어가니 신뢰가 쌓이고, 또 ‘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도 기업들이 느끼니까 참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2~3년만 유지해주면 어떤 결과가 날 것이라고 봅니다.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그린뉴딜(수소) 대담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반면 최고의 수소전기차, 트럭 기술력을 갖고 실제 수출까지 하는 국내 기업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우리의 한발 앞선 경쟁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거점을 지역별로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아시아, 미국-북미, EU(유럽연합) 등 세계의 중심 지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한국 정부와 현대차, 상대국 정부와 사업파트너간 4자 협력체 구성을 추진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은 현대차나 한국경제에 다시없는 기회라고 봅니다. 이런 시급성에 맞춰서 정부도 대기업과 1, 2차 협력업체가 함께 세계로 나아갈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해 주길 기대합니다.
▶성윤모=우리 수소차 기술력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소 승용차 수출이 확대되고 상용차 수출이 개시되는 등 수출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기업은 현지 판매망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간 수소협의채널을 구축하고 해외 청정수소 도입과 연계해 수소차를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국제협력 모델을 지속 발굴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