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앞 도로에서 고의 추돌…간 큰 20대 보험사기단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10.26 07:50
글자크기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주행 중 차선 변경하려는 차량에게 직진 급과속해 들이받는 수법을 써서 총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사기단 3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26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씨(21)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포천시, 의정부시 등 차선이 다소 일정하지 않고 휘어지는 구간을 골라 총 11회 고의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9세부터 21세로, 경기 포천시내 동네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배달업,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업이 없었으며 다수는 몸에 문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을 조사한 보험사 측에 따르면 주범인 A씨는 동네 친구와 후배들에게 자신이 소지한 금목걸이와 팔찌, 승용차량, 5만원짜리 현금다발을 과시하면서 '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A씨가 친구와 후배들을 유혹한 돈 버는 방법은 보험 사기였다. A씨는 자신이 직접 차량에 탑승하지는 않고 '주선자' 역할을 맡아 렌터카 등을 통해 승용차를 일당에게 제공해줬고 식대와 유흥비도 대줬다. 고의 사고 발생은 추종세력들이 맡았다.

일당은 상대차가 차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구간을 주요 범행지로 삼았다. 의정부와 포천을 오가는 호국로, 의정부경찰서 앞 지하차도 등이다.


이들은 사고가 나면 무조건 포천 지역의 한 '한방병원(한의원)'에 입원했다. 이 한방병원은 일반 의원에 비해 진료비가 7~8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이들의 입원 치료비가 부담돼 서둘러 합의를 해줬다.

일당은 승용차에 항상 5명을 꽉 채워서 범행했다. 차에 탑승하지 않은 인물도 탄 것처럼 꾸며 명의를 도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보험금을 타내면 A씨는 운전책에게 100만~200만원, 동승자 4명에게 30만원씩 분배하는 등 성과별로 차등 지급했다. 주범 A씨는 혼자 5800만원가량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귀신 같은 수법으로 돈을 잘 번다는 수법이 포천 지역 또래들에게 소문이 나서 6개월여 만에 35명이 보험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