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이자 최고 기술력'…기네스 등재도 노린다동박은 주로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소재로 음극집전체 역할을 하는 얇은 구리막을 말한다. 특히 SK넥실리스의 동박 기술력은 '최초'로 집약된다. 2013년 두께 6㎛(마이크로미터)의 동박을 세계 최초 양산했고 2017년에는 5㎛, 2019년에는 4㎛ 동박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했다. 업계 평균보다 5~8년 앞섰다는 평가다. 이렇게 얇은 동박은 드론에도 널리 쓰인다.
동박이 얇으면 얇을수록 더 많은 음극활물질로 채울 수 있어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제품이 길고 넓으면 고객사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단 얇을수록 잘 찢어지고, 주름도 잘 생기므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정확한 모니터링·정교한 설비 설계…SK넥실리스만의 비법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사진=SKC
용해공정에서는 용해조에 센서를 설치, 실시간 구리 도금액 농도를 점검·제어하는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를 구축해·운영중이다. 또 공정 중간에 필터를 만들어 이물질을 제거해 순도 99.99%의 구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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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금액에 넣는 첨가제는 외부에 절대 알려져선 안될 최고의 비법이다. 첨가제를 잘 넣어야 동박의 매끄러움, 강도, 연신율 등 원하는 물성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동박 제품이 배터리의 반복 충·방전에 따른 수축과 팽창에도 유연하게 잘 견디게 된다.
티타늄 드럼을 통해 도금액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제박공정도 각 제조 설비의 구조, 위치, 진동 하나하나에 SK넥실리스만의 기술을 심었다. 70km의 동박의 무게가 5톤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견디는 지지대 설계는 보기보다 쉽지 않다.
정읍공장 구성원은 400여 명이지만 대부분 공정에서 이미 자동화, AI(인공지능) 기술 등이 적용 중이어서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눈에 띄게 적었다.
SK에 인수된 후 공격투자…증권가 "2년 내 매출 2배"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사진=SK넥실리스 홈페이지
SKC가 인수한 후, 실적은 전기차 개화기에 맞춰 상승 중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SK넥실리스의 매출액이 올해 3635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에 5143억원, 2022년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7473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수출물량은 지난 7월 1700톤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SK넥실리스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다수의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을 고객사로 뒀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SK그룹으로 인수된 후 투자 의사 결정을 적기에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며 "빠른 시간에 의사 결정에 나설 수 있는 것이 성장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SK넥실리스는 기존 공장보다 생산성을 더욱 향상한 제4공장을 올 초 완공했다. 올해 3월과 6월엔 각각 총 2400억원을 들여 제5~6공장 증설에도 나섰다. 제5공장은 이미 3분의 2 정도 공사가 진행돼 2021년 하반기에 완공한다. 제6공장은 아직 10% 정도 공사가 이뤄져 2022년 1분기에 완공이 예상된다.
동박 생산량은 현재 3만4000톤에서 제5공장 완공시 4만3000톤, 제6공장 완공시 5만2000톤으로 수직 상승한다. 전기차 1대당 40kg의 동박이 필요하므로 5만2000톤은 연간 130만대 전기차를 커버할 수 있는 물량이다.
SK넥실리스는 동남아, 유럽, 미주 등 여러 후보지를 놓고 첫 해외 증설도 추진 중이다. 해외 공장을 짓게 되면 2025년까지 지금보다 3~4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 김 대표는 "고객 접근성과 시장 성장성, 인프라 비용 등을 종합 검토해 해외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연내 후보지를 검토해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넥실리스 정읍공장 전경/사진=SK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