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라임 감찰' 시위 또 당겼다…최종 타깃은 윤석열

뉴스1 제공 2020.10.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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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은폐·편향수사' 대검 합동…'친정권' 류혁·박은정 주도
박순철 지검장 사의 공백 주도권 잡고…인사착수 양수겸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10.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10.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도중 또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그 의미와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3일 법조계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감장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강도높게 비판하자 그를 겨냥해 대검 감찰부와의 합동감찰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추 장관은 전날 "(라임 사건 관련) 검사 비위 보고를 윤 총장 등은 언론보도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며 "(법무부 감찰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감찰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임 수사팀이 야당 정치인과 여당 정치인 수사를 차별적으로 진행했는지 여부도 감찰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16일 라임 사건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사 향응,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을 주장하자 법무부가 직접 김 전 회장을 감찰조사한 것에서 추가로 합동감찰 지시를 한 것이다.

법무부 감찰라인엔 지난 1월 추 장관이 법무부 검사장급 자리에 앉히려다 실패한 류혁 감찰관과 '친정권' 검사로 꼽히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배우자인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있다. 대검 감찰부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 한동수 본부장과 함께 검찰 내부를 향해 쓴소리를 많이 한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의 투입 여부가 관심을 끈다.

윤 총장은 전날 라임 사태 및 가족 관련 의혹 사건에 손을 떼라는 취지의 추 장관 수사지휘를 받아들인다면서도 "위법하고, 공정하지 않고, 부당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추 장관이 감찰 지시를 통해 검사 비위 의혹, 정치적 편파 수사 의혹과 관련한 진상규명 과정에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윤 총장 감찰 가능성도 제기되나 법무부는 부인했다.

라임 수사 책임자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전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고 사의표명을 한 것에 검찰 내부가 술렁이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거듭된 수사지휘에도 큰 동요가 없던 검사들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 박 지검장의 사퇴의 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한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 글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부분 윤 총장을 응원하거나 추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박 지검장 사의에 이례적으로 유감 표명 입장문을 낸 법무부는 빠르게 후속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의 이같은 감찰 지시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실제 감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대통령령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상 법무부 감찰은 구체적 사건의 수사·소추·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는 할 수 없다. 윤 총장도 국감에서 "법무부 감찰규정도 알고 있지만, 상위법인 직제 규정에 수사 중인 사건은 기다렸다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무부 감찰은 징계 목적이고, 수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추 장관 지시엔 야당 정치인 수사가 여당보다 더딘 이유도 포함돼 감찰 대상에 기존 라임 수사팀이 오를 공산이 적잖다.

이와 관련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까지 감찰은 검사 개인 비리로 했지 수사가 잘됐다, 못됐다로는 한 전례가 없다"며 "수사 담당 검사들이 감찰에 굉장히 반발할 가능성이 많아 실제 감찰이 될지 미지수"라고 봤다.

이어 "이 정도 사건은 검사 개인이 아니라 사실상 검사장이 지휘하는데, 검사장부터 수사라인 전부를 상대로 일일이 잘못을 밝힐 수 있겠나"라고 부연했다.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은 이미 옷을 벗어 감찰 관련 참고인 신분 조사만 가능하고 강제성도 없다.

추 장관이 꺼내든 감찰 카드가 경우에 따라선 '정치적 목적'이었다는 역풍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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