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및 예방접종 전문위원회에서는 독감백신 예방접종 중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장도 같은 제조 공정에서 만들어진 백신이 문제가 되면, 해당 백신의 접종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11월까지 고령자와 소아·청소년, 임신부 등 전 국민 37%인 190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던 독감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망자 8명은 2명씩 같은 4개 제조번호 백신을 접종했다.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은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Q60220039(어르신용)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8(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어르신용) 등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해 독감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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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청장은 22일 국정감사에서 "1년에 독감 관련 합병증 사망자는 3000명 내외로 추정된다"며 "어르신 같은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로 다른 합병증 생길 수 있다. 접종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가 같은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안정성 입증을 위해 독감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일주일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등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추가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당장 조사 필요성엔 동의하면서도 "예방 접종을 중단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일주일 예방접종 유보가 접종 중단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현재로선 인플루엔자 접종 지속보다 중단에 따른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를 들어 25명 중 20명이 같은 로트 번호 백신을 접종했다면 의미가 상당히 있겠지만, 1개 로트에서 나온 백신이 10만~20만도스라면 그 중 2명은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국민들이 백신에 대해 신뢰할 수 있도록 "부검 결과만 기다릴 게 아니라 식약처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로트 번호 백신을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빨리해야 한다"며 질병청뿐 아니라 식약처의 적극적인 대응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의학 학술지 예방의학저널(AJPM)이 보도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10만회 접종할 시 사망 사례는 6명 정도 생긴다. 국내에서는 지난 21일 0시 기준 국가 예방 접종 대상자 1893만5167명의 접종률은 44%정도(835만6096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