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바이오벤처 '티카로스' 주주된다…"학내창업 활성화"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10.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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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최은영 의대 교수, 기술이전 대가로 서울대에 지분 현물출자

서울대학교가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바이오 벤처기업 티카로스가 주주가 된다. 지난해 창업교육과정을 의과대학 정규수업에 도입한 서울대가 학내창업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티카로스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창업자이자 서울대 교수인 경영진이 지분을 회사에 증여한 뒤 다시 서울대에 현물출자하는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었다. 회사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국산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2일 티카로스는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접합강화 기술이 적용된 CLIP-CAR 기술이전 및 주주참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LIP-CAR는 티카로스의 창업자인 서울대 의과대학 최경호 교수와 최은영 교수가 지난 7월 특허 출원한 기술이다.



CAR-T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특정 암세포 항원을 바로 인식해 암세포를 죽이는 유전자 세포치료제다. T세포가 체내에 오랫동안 생존해 '살아있는 치료제'라고도 불린다. 현재 미국에서는 3개의 CAR-T 치료제가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서울대, 바이오벤처 '티카로스' 주주된다…"학내창업 활성화"


'CLIP-CAR'는 CAR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통해 CAR-T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교수진은 종양세포와 CAR-T 세포의 접촉면을 구조적으로 안정화시키는 CAR 단백질 구조를 고안해, CAR-T 세포가 오랫동안 종양세포와 결합하도록 했다. CAR-T 세포와 종양세포의 결합시간이 길어져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CLIP CAR-T세포는 기존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 CAR' 구조와의 비교에서 향상된 항암효능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티카로스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에서 경영진 및 창업자 3인이 보유주식 일부를 증여함으로써 서울대가 티카로스의 주주가 되도록 했다. 또 티카로스가 앞으로두 교수가 출원하는 지적재산권 일부에 대해 우선 사용 권리를 확보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그동안 대학교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기술이전비와 로열티를 받는 모델에서 발전해 학내창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교수 창업 회사가 안정적으로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향후 수월한 후속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지난해 8월부터 의과대학에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창업교육과정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서울대 의대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에 도입한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와 티카로스의 이번 기술이전 계약 모델은 향후 학내창업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카로스 관계자는 "창업자인 연구진들이 학교와 사회에 기여를 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이해를 해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지분 증여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학내 창업한 모든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 개발 기술의 소유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주요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통해 K-바이오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티카로스는 2018년 최경호 교수, 최은영 교수와 이재원 대표가 설립했다. 회사는 T세포 활성화 기술을 개발해 2017년 미국과 일본 특허를 등록했다. 이외에 항체 개발 기술, 유전자 전달 기술, 세포 배양 기술 등 CAR-T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기술들도 가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보유한 기술(Converter-CAR )과 CLIP-CAR 기술을 적용하면 혈액암 및 고형암을 타깃하는 여러 CAR-T 치료제 개발인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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