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또 다른 재앙…쌓이는 1회용품 '어쩌나'

뉴스1 제공 2020.10.22 07:06
글자크기

대전시 생활폐기물 전년比 14%↑…배달음식 수요 증가 등
이물질 오염 제외 등 올바른 재활용 선별 적극 실천 '절실'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대전시가 코로나19영향으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처리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News1대전시가 코로나19영향으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처리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News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용기 등 1회용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대전시가 처리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향을 반복하면서 배달 이용자들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물론 식품접객업소에서 종이컵 등 1회용품 사용이 코로나19 종료 시까지 전면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원재활용법’에 의거 지난 2018년 8월부터 시행됐던 1회용품 사용규제가 뜻하지 않는 재난에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더욱이 지난 2018년부터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출길이 좁아진데다 종류별 혼합배출 등 분리수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와 5개 자치구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1일 대전시·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대전지역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총 15만8970톤으로, 일 평균 506톤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 8월말 기준 12만 7000톤을 넘어서는 등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했다.

이처럼 플라스틱 용기 등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이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일선 학교의 개학 연기는 물론 시민들이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리며 자연스레 배달 음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1회용품 사용을 규제해 왔던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을 통한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상황 종료 시까지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실제 서구 둔산동 소재 A음식점 대표는 “수저, 식기, 컵 등을 아무리 깨끗이 씻고 소독한다 해도 일단 손님들이 감염 불안을 호소한다”며 “솔직히 저도(확진자 발생 등)찜찜해 1회용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넘쳐나는 생활폐기물로 각 아파트 단지도 몸살을 앓고 있다.

대전지역 한 아파트에 입주민들이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찬 1톤 대형마대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대전지역 한 아파트에 입주민들이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찬 1톤 대형마대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
대전 모 아파트에서 2개 동을 담당하는 한 경비원은 “플라스틱, 비닐류, 포장용 스티로폼 등 1톤씩 담을 수 있는 대형 마대가 1주일이면 몇 개씩 쌓인다. 코로나19 이후 더 늘어나 (선별업체가)오기 전에는 보관할 장소도 없을 정도”라며 “음식물 등이 오염된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 (관리가)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하거나 처리하는 업체들도 코로나19 이후 늘어나는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중국 등에 재가공 수출길이 막힌 데다 1회용품 사용 증가에 편승한 저질 플라스틱 등이 많아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음식 용기 비율이 높아지면서 음식물이 섞여 들어가는 사례가 많아 재활용 폐기물 선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 역시 언택트 소비가 낳은 재활용 플라스틱 문제를 우려했다.

동구 용전동에 사는 최모씨(47)는 “음식 포장용 쓰레기 등을 거의 매일 가득 차게 버리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죄책감이 들었다. 제대로 선별해서 버려야 (누군가의)수고라도 덜어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신경 써 배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재활용 폐기물 문제는 비단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소비자 등 모두가 부담감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당장 가정에서부터 이물질이 묻는 용품들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등 올바른 재활용 선별 배출을 적극 실천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