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20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과로사위)는 로젠택배 기사로 일하던 40대 김모씨가 숨진 사건에 대해 "고인은 유서를 통해 대리점의 갑질과 택배업계의 잘못된 관행에 시달렸음을 토로했다"며 "정부와 로젠택배가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로사위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새벽 3~4시 사이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사위는 A4용지 3쪽 분량인 김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김씨는 유서에서 "로젠 강서지점장과 부지점장은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고 고용해야 할 직원수를 줄였다"며 "예전에 수수료 착복과 시설 투자를 뒤로 해서 소장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관리자를 세워놓고 적은 월급을 주고 배송해서 먹고 살게 하니 제대로 관리가 될 수 없는데도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에게 떠넘기는 행태를 보인다"고 했다.
또 "한여름 더위에 하차 작업이 사람을 과로사하게 만드는 것을 알면서도 중고로 150만원이면 사는 이동식 에어컨을 사주지도 않고 20여명 소장들 30분 일직 나오게 한다"며 "비트코인 채굴기에 투자할 돈은 있으면서 지점에 투자하라면 돈 없다는 이유만 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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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원금과 이자 등 추가 지출이 생기고 있어서 빨리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데 노조성향이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점장이 관리부장에게 얘기하는 모습을 봤다"며 "자기들이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을텐데, 다시는 저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시정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과로사위는 "김씨는 수입이 나지 않는 구역을 일방적으로 떠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심지어 대리점의 갑질로 인해 스스로 그만두지도 못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고 했다.
과로사위는 "김씨 사망은 로젠택배의 구조적 문제와 대리점장의 갑질이 불러온 사건"이라며 "그런 만큼 정부와 로젠택배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