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코끼리 코 닮은 '로봇손' 놀라운 능력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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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硏, 만능 그리퍼 하나로 다양한 형상 물체 작업 가능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은 코끼리의 코 끝 움직임을 모사하여 물체의 외부 형상에 맞춰 변형되어 감싸 안으며 파지(把持)하는 흡입형 만능 그리퍼를 개발했다/사진=기계연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은 코끼리의 코 끝 움직임을 모사하여 물체의 외부 형상에 맞춰 변형되어 감싸 안으며 파지(把持)하는 흡입형 만능 그리퍼를 개발했다/사진=기계연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형태와 강도의 물체를 잡을 수 있는 ‘만능 그리퍼’(로봇손)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드라이버, 전구, 커피포트 등은 물론 두부, 딸기, 생닭과 같이 표면이 연한 식재료도 손상 없이 집을 수 있다. 향후 제품 포장에서부터 요리, 서빙 등의 서비스 분야로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찬훈 실장 연구팀이 만능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만능 그리퍼는 집게형, 흡입형 두 종류다. 모두 다양한 물체를 집어 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접촉 표면도 부드럽고 푹신하게 처리해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것이 특징이다.



집게형 그리퍼는 물체와 닿는 부분(표면)이 두부와 비슷할 정도로 부드럽고 푹신한데 물체를 잡을 때는 표면 형상이 대상체와 완벽히 일치하도록 변형된다.

물체를 잡은 이후에는 그리퍼 표면이 변형된 상태로 단단하게 변해 해당 물체가 변형된 홈에 확실히 끼인 상태가 돼 견고하게 파지할 수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작은 압축력으로 파지가 가능해 손상되기 쉬운 물체도 안전하게 잡을 수 있다. 연구팀은 “마치 처음부터 그 물체를 잡기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그리퍼처럼 안정감 있게 물체를 집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흡입형 그리퍼는 좁은 공간에 놓인 다양한 형상·크기의 물체를 효과적으로 들어 올리기 좋도록 개발됐다. 마치 코끼리가 물건을 잡을 때 코끝의 모양을 물건의 형상에 맞춰 변형시키듯 흡입형 그리퍼도 말단부의 형상을 변형시켜 표면 굴곡이 심해 기존 흡입식 그리퍼로는 잡기 어려운 물체도 효과적으로 파지 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리퍼 말단부에 벌집 형태의 소프트 구조를 구현했는데, 물체와 닿으면 복잡한 굴곡의 표면을 완벽하게 감싸고 강한 흡입력을 구현할 수 있다.

물체의 표면에 평평한 부분이 없고 직각과 같이 심하게 굴곡진 부분이 있어도 흡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파지 전략 알고리즘이 필요 없어 고성능 비전시스템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로봇시스템을 비교적 저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박찬훈 실장은 “기존의 그리퍼는 형태가 정해져있어 몇 가지 물체만 다룰 수 있지만 만능 그리퍼는 물체의 형상에 맞춰 그리퍼 표면을 변형시켜 대부분 물체를 다룰 수 있도록 하자는 새로운 접근으로 탄생한 기술”이라며 “적용 분야별로 로봇의 역할이 너무나 다양해 그리퍼 기술의 혁신이 필요했던 비대면 서비스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이 집게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하여 레몬을 비롯한 다양한 물체를 파지(把持)하고 착즙하는 등 작업을 수행하며 칵테일 제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기계연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이 집게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하여 레몬을 비롯한 다양한 물체를 파지(把持)하고 착즙하는 등 작업을 수행하며 칵테일 제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기계연
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이 집게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해 생닭을 파지(把持)하여 삼계탕 조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기계연한국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이 집게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해 생닭을 파지(把持)하여 삼계탕 조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기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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