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축포 터트린 빅히트…방시혁 "주주와 사회에 책임 다할 것"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10.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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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오전 9시 매매개시와 함께 1층 로비의 대형 전광판에 빅히트의 시초가와 매매가가 떴다. /사진=김사무엘 기자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오전 9시 매매개시와 함께 1층 로비의 대형 전광판에 빅히트의 시초가와 매매가가 떴다. /사진=김사무엘 기자


"셋, 둘, 하나, 빅히트 매매 개시하겠습니다."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빅히트 (201,500원 ▼10,500 -4.95%) 엔터테인먼트의 상장식. 오전 9시 매매 개시 카운트가 끝나자 거래소 1층 로비의 대형 전광판에는 빅히트의 매매 가격이 떴다.

시초가 27만원, 매매가 35만1000원. '따상'(따블 상한가) 이었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이날 상장 기념사에서 "음악과 아티스트로 세상에 위안과 감동을 주려는 작은 엔터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4개 레이블과 7개 종속법인 거느리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국내 음반시장의 40%를 휩쓸었고, 빌보드 1위 아티스트를 배출하며 글로벌 음악시장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방 대표는 "빅히트는 앞으로도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음악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이제는 상장사로서 주주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끼며 투명성, 수익성, 성장성, 사회적 기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가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고평가 논란 속에 증시에 입성했지만 상장 첫날 '따상'으로 출발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따상이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빅히트의 공모가는 13만5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5700억원이다. 기존 국내 엔터 3사(SM·JYP·YG) 시총 합계를 훌쩍 뛰어넘는 몸값이다. 고평가 논란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이날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매수 주문이 밀려들었고 주가는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오전 9시25분 기준 가격은 33만5000원. 상한가 상태가 오래 가진 않았지만 공모가 기준으로는 약 150%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시총은 단숨에 약 11조원으로 점프했다. 아모레퍼시픽, 삼성화재, 삼성전기보다 크고 국내 주요 대기업인 LG(지주사)와 맞먹는 규모다.

15일 빅히트의 상장식이 열리는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사무엘 기자15일 빅히트의 상장식이 열리는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사무엘 기자
상장식도 남달랐다. 한국거래소 로비 1층에는 상장식을 위해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됐다. 마치 비밀스런 촬영 세트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상장식을 위해 거래소 로비에 거대 구조물이 설치된 것은 여지껏 어떤 상장사도 받아보지 못했던 '특급' 대우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차단막을 설치했다는 것이 거래소의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런 '비공개' 상장식이 과도한 신비주의 전략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모두의 바람과는 달리 이날 상장식에 BTS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BTS뿐만 아니라 빅히트와 산하 레이블 소속의 그 어떤 연예인도 참석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행사를 최대한 간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BTS를 보고싶어하던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통상 연예기획사가 거래소에 상장할 때는 소속 연예인들이 상장식에 참석하곤 했다. 2011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상장식에는 배우 유인나와 산다라박, 지누션이 참석했고 2014년 에프엔씨엔터가 상장할 때는 간판 걸그룹 AOA가 나왔다. 2015년 큐브엔터 상장식에는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등장만큼 빅히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일각에서는 연예기획사의 시총이 10조원에 달하는게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무형자산으로서 BTS의 가치와 빅히트의 플랫폼 사업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적정한 가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증권사 중 빅히트에 대해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38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BTS 음악이 갖는 서사와 이로 인해 생성된 강력한 글로벌 팬덤, 온라인 콘서트 등을 감안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도 20만원대 주가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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