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CJ 동맹에 "더 없는 궁합이다" 평가 쏟아진 이유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진욱 기자, 백지수 기자 2020.10.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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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홍대점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0.7.16/뉴스1(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홍대점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0.7.16/뉴스1


“더 없는 궁합이다”

네이버-CJ 그룹 지분 맞교환을 비롯한 동맹 제휴 소식에 정보기술(IT)업계가 쏟아낸 평가다. 네이버와 CJ측은 “다양한 전략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지만 양측의 시너지 효과를 계산할 경우 제휴 성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은다. 벌써부터 네이버 쇼핑-CJ대한통운, 네이버 플랫폼과 CJ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콘텐츠 계열사들과의 협력 모델들이 거론되고 있다.

물류 체인 확보하는 네이버 쇼핑, 커머스 사업 날개달까
네이버-CJ 제휴 성사시 무엇보다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부문은 커머스 사업이다. 네이버는 물류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을 통해 그간 네이버쇼핑 사업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물류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에게 네이버쇼핑의 ‘풀필먼트’ 등 물류를 전담시킬 가능성이 크다. 풀필먼트는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들을 위해 상품배송과 보관, 재고관리는 물론 교환환불까지 일괄 처리하는 방식인데, 한마디로 네이버의 쇼핑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 물류의 핵심축이 되는 셈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상품에 풀필먼트를 적용해 24시간내 배송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CJ대한통운 택배차량. /사진 제공=CJ대한통운 / 사진제공=CJ대한통운CJ대한통운 택배차량. /사진 제공=CJ대한통운 / 사진제공=CJ대한통운
이렇게 되면 자체적인 물류센터와 배송네트워크를 보유한 e커머스 1위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하게 된다. 양사간 전담 물류서비스를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CJ 콘텐츠-네이버 플랫폼 “환상적인 조합”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서도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J는 명실공히 최강 한류 콘텐츠 기업이다. CJ ENM은 tvN 등 지상파 방송보다 잘 나가는 방송채널을 보유 중이며, 스튜디오드래곤은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해왔다. 네이버는 라인과 브이라이브 등 일본,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한류 플랫폼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자사 플랫폼을 통해 CJ ENM계열 방송 채널과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외 독점 송출할 수도 있다. 최근 카카오가 제작사인 카카오M을 통해 이경규, 노홍철, 딘딘 등 인기 연예인들을 출연시킨 오리지널 콘텐츠를 카카오TV를 통해 송출하는 것처럼, OTT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이 가능하다.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이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네이버로서는 CJ의 가세가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CJ 입장에서도 득이다. 네이버라는 또다른 플랫폼을 통해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현재 넷플릭스에서 상영중이다 /사진제공=스튜디오드래곤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현재 넷플릭스에서 상영중이다 /사진제공=스튜디오드래곤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 웹소설 IP(지적재산)을 활용해 CJ 계열 제작사들이 드라마·영화 등 영상으로 제작한 뒤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앞서 네이버는 YG엔터와 SM엔터에 이어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전력해왔다. 글로벌 OTT업체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5%를 보유한 투자사이며 이 회사가 제작한 사랑의불시착이나 도깨비, 비밀의숲 등 콘텐츠를 방영하고 있는데 네이버의 IP기반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상영할 수도 있다. CJ 관계자는 “네이버와 CJ 모두 라이브 플랫폼과 채널,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공급하느냐는 충분한 논의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해 현 단계에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독점논란속 우군찾는 네이버
네이버가 미래에셋에 이어 CJ그룹과의 제휴를 모색하는 건 최근 독점논란으로 당국의 규제와 정치권 압박을 받고 있는 네이버의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희석하는 동시에 시장에 보다 빠르게 안착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2017년 미래에셋과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조인트벤처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세워 금융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금융업에 직접 진출한 카카오와 달리 미래에셋을 앞세워 금융업계의 반발을 피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과 같은 행보다. CJ그룹 역시 최근 성장정체에 빠진 가운데 이번 제휴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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