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안부러운 AI반도체 강국 만든다"…정부가 자신하는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10.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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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뉴스1) 이동해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앞서 AI반도체 및 R&D 우수성과 관련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2020.10.12/뉴스1(판교=뉴스1) 이동해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앞서 AI반도체 및 R&D 우수성과 관련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엔비디아 안부러운 AI반도체 강국 만든다"…정부가 자신하는 3가지 이유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이와관련 정부안팎에서는 우리 AI 반도체 육성책이 미국과 중국 등 선발국에 뒤진 감이 있지만 충분히 추격하는 것은 물론 퍼스트무버(선도자)로 자리매김까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크다. 정부가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치는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① 메모리반도체 1위 저력...기술과 인프라, 인력 3박자 갖춰
먼저 우리가 반도체 제조강국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를 위시한 세계 최고의 비메모리 반도체 공정기술에다 관련 인프라와 고급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AI 반도체 기술발전과 독자생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시장의 70%를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 역량의 경우, 정부가 이날 발표한 신개념 PIM(Processing In Memory) 반도체로 초격차 기술에 도전하는데 상당한 이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NPU(신경망프로세서) 외에 우리가 선점을 노리는 PIM은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AI칩이다.
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상/사진=과기정통부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상/사진=과기정통부
현재 모든 컴퓨터의 근간은 이른바 '폰노이만 아키텍처'로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와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가 분리된 구조다. 현재 일반적인 컴퓨팅에서는 이에따른 문제가 없지만 AI 시대에는 대규모 데이터의 고속연산이 이뤄져 프로세서와 메모리간 데이터 병목현상 및 전력소모로 인한 성능발전에 한계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PIM은 반도체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신개념 설계기술로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 AI 특화연산을 위한 프로세서(IP)를 통합하는 형태로 초고성능 저전력 AI반도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② 국내 AI 반도체 응용서비스 수요 폭증
국내 AI기반 제조와 서비스수요가 폭증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다. 한국은 AI반도체 4대 응용분야(소비자디바이스, 서버, 자동차, 사물인터넷)에 속하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가전에다 통신·포털 관련 세계적인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자료=과기정통부자료=과기정통부
현재 기업들은 혁신적 AI서비스 발굴에 몰두해 있는데 AI반도체가 기존에 불가능했던 지능형 서비스를 실현할 게임체인저로 역할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AI반도체를 통한 자율주행차 상용화다. 현재 기술로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려면 다수의 컴퓨터와 전력공급을 위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야해 사실상 상용화가 불가능한 수준인데 고성능이면서 소형이고, 저전력인 AI반도체가 개발되면 자율차 양산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CCTV나 로봇, 드론, 증강현실(AR)안경 등 ICT 디바이스의 AI기능이 강화되면 스마트시티나 공장, 미디어 등을 고도화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급증하는 AI관련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인프라 역시 AI반도체로 전력소모를 줄이고 컴퓨팅 파워를 확대하면 각종 혁신서비스나 제품개발, 과학기술 연구 역량에서 획기적 진화를 이룰 수 있다. 실제 네이버의 '클로바', SKT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카카오의 '카카오i' 같은 AI서비스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갈수록 개선이 이뤄지는데 이는 곧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을 의미한다.


③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정책당국의 리더십
관련 기업들의 선제적 연구개발 투자와 AI 반도체 전문가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의 리더십도 강점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AI와 시스템 반도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위한 자체 AI반도체 연구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AI반도체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LG전자는 뉴럴엔진칩을 가전에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데이터센터용 AI칩을 자체개발중이다. 아울러 반도체 설계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가세하고 있다. 퓨리오사AI의 경우 자체 NPU기술로 글로벌 AI칩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인텔, 엔비디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했고 딥엑스의 경우 애플의 NPU 개발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사례로 정부 프로젝트에도 왕성하게 참여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제3차 5G+ 전략위원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제3차 5G+ 전략위원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울러 AI반도체 산업발전전략을 AI 반도체분야 권위자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최 장관은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40년간 저전력 시스템 반도체를 연구해온 이 분야 권위자이자 산학연에 걸친 강력한 네트워킹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 장관 취임이후 정부는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산업육성과 인공지능 국가전략, 디지털뉴딜 프로젝트 등 AI 관련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아직 지배적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초기단계로 지금부터의 국가적 대응 노력이 글로벌 주도권 경쟁의 성패를 좌우한다"면서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산학연 공조를 통해 2030년까지 AI반도체를 제2의 D램으로 육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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