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배송료 껑충...블프 사라지면 경기회복 더뎌진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10.12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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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국제 배송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연말 쇼핑 성수기가 발목을 잡히고, 나아가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까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세계 해운·항공 수송 감소로 운임이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일본 해운 관계자를 인용해 평소라면 중국발 미국향 컨테이선 운임 상승이 진정돼야 하지만 올해는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화물운송정보업체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출발해 미국 서부 해안에 도착하는 운임은 지난달말 기준 40피트 컨테이너 당 3900달러(약 450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운임보다 3배 가량 뛴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이기도 하다.



컨테이너 대당 운임은 지난 1~3월까지만 해도 1500달러(약 173만원) 안팍에서 움직이다가 5~6월 2000달러(약 230만원), 8월에는 3000달러(약 346만원)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연중 최고가가 1월 2000달러를 넘었을 때였고, 2018년에는 11월 무렵에 3000달러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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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화물 운송 또한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다.

홍콩 TAC인덱스의 항공화물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발 북미행 운임은 현재 1kg당 43홍콩달러(약 6400원)으로 지난 7월보다 20% 이상 가격이 뛰었다.


닛케이는 항공화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수요 증가로 수송 능력을 3% 정도 끌어올렸지만, 전체 항공화물 수송 능력은 전년 대비 30%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항공화물은 대부분 일반 여객기의 화물칸으로 운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수요가 줄면서 항공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운임은 연말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11월말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상품 재고 수준은 28년만에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수요가 운임 상승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재고 잔액은 지난 7월 기준 전년 동월보다 10% 감소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체 소매 매출 대비 재고 잔액은 1.23배로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근무나 늘어나면서 가전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하지만 항공운송은 여전히 여행 수요 회복 없인 증편이 어려운 상황이고, 해운업계는 섣불리 증편에 나설 경우 경쟁 심화로 인한 운임 하락과 수송량 급감을 경계하고 있다.

바다와 하늘길을 뚫기가 어려워지자 마찬가지로 연말 성수기를 앞둔 유럽은 중국으로부터 육로 운송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과 유럽 간 화물열차 운행 편수는 8월 기준 이미 지난해의 90%를 넘었다고 전했다. 올해 전체로는 1만회 이상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현 상황이 계속될 경우 세계 소비를 견인하는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 매출이 주춤해지고, 이로인해 세계 경제 회복마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그동안 외출 제한 등으로 부진했던 소비자 구매 의욕이 연말에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물류 대란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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