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박제만 수장고에 한가득…국립중앙과학관 맞나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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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사진=게티이미지뱅크피라미/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립중앙과학관이 현재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과학기술자료 가운데 절반 이상은 피라미와 같은 민물고기 박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과학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장 과학기술자료 관리대장’을 분석한 결과, 보관 중인 자연사 분야 전체 소장품 80만8534점 중 53.5%(43만2761점)는 피라미, 붕어 등 민물고기 박제가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우 의원에 따르면 중앙과학관 과학기술 소장품 상위 5종 중 1위는 피라미로 10만 111점(12.4%), 그 다음이 붕어(4만 6397점, 5.7%), 갈겨니(3만 7108점, 4.6%), 버들치(2만 1259점, 2.6%), 참붕어(1만 9121점, 2.4%) 순이었다.



이 수치는 전체 소장품 중 1000점 이상 보유한 민물고기 소장품만 분류한 것이다. 1000점 이하까지 따지면 자연사 분야 소장품 60%가 물고기로만 채워진 것으로 추산된다.

우 의원실은 전세계 어종 76%의 표본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자연사 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자문한 결과 ‘수장 공간 문제로 한 종 당 많은 수의 표본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중앙과학관은 기존 소장품 폐기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데다 지난 2017년 시작한 소장품 전수조사를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 소장품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 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관리 체계 미비가 수장고의 과포화 상태를 초래했다는 게 우 의원의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과학관은 정부에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센터를 건립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 의원은 “신규 공간의 확보 이전에 기존 과학기술자료의 중요성 및 가치에 대한 검증과 판단이 우선”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소장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자료의 확보와 보존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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