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 / 사진제공=롯데그룹
올 들어 코로나 19(COVID-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의 인사 시계추가 빨라지고 있다. 빠르면 다음 달 추석 연휴 이후 조기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600여명의 임원들에 대해 최근 3개년 자체 인사평가를 추석 연휴 전인 이달 말까지 접수 완료토록 했다. 이는 연말 인사를 위한 임원 인사평가 프로세스가 본격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올해 롯데그룹은 1967년 창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한여름(8월)의 파격 인사'를 단행해 '롯데 2인자'로 불려온 황각규 부회장이 전격 퇴진했다. 그룹 내에선 '황각규 쇼크' 후폭풍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기본적으로 경영권 분쟁 이슈가 사라진 만큼 롯데지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최소화하고, 각 BU(사업부)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기조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수시 인사를 통해 강희태 유통BU장(롯데쇼핑 (68,600원 ▲400 +0.59%) 대표이사 부회장)이 복합쇼핑몰 롯데몰 사업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의 대표이사를 새로 겸직하고, 황 전 부회장을 대신해 '한국 유니클로'(FRL코리아) 신규 등기임원에 올라 패션-유통간 협력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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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 인사는 "절반 가까이 대폭 물갈이 인사가 있을 수 있단 얘기도 돈다"고 전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외 이슈를 거의 털어내고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며 한일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첫해여서 완전히 자신의 경영 색깔을 드러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말 롯데지주 공동 대표를 새로 맡은 송용덕 부회장, 오는 10월 8일 주주총회를 거쳐 황 전 부회장 후임으로 롯데지주 대표를 맡는 이동우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편 지난해에도 예년보다 한달반 가량 앞선 10월 21일 첫 외부 출신 강희석 대표를 전격 선임하며 파격 인사를 냈던 이마트 (63,100원 ▲100 +0.16%)도 올해 온라인쇼핑(SSG닷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이명희 회장의 지분 증여로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인사도 이르면 10월 초중순으로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생필품·식품 위주의 이마트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신세계 부문(백화점·면세점 등)에서 상대적으로 큰 인사폭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