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7월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선포하고 있다./뉴스1 © News1
한 대학교수는 한숨을 내쉬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배움보다 성적만 좇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대학생도 성인인데 감독관이 없다고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에 실망감을 내비쳤다. 한국 대학교육이 실패했다고도 말했다.
고려대가 1905년 개교 이래 처음 받은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일부 교수가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13명이 교내연구비 등 법인카드를 이용해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서울 강남구 소재 유흥업소에서 비용을 결제했다.
마찬가지로 개교 이래 처음 종합감사를 받은 연세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학 주요 보직자들은 증빙 없이 총 10억518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연세대 의료원 소속 교직원들은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에서 총 45차례에 걸쳐 1669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연세대 학생들은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 총학생회는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가 나온 뒤 성명을 내고 학교 측에 공개 사과와 관련자 조사를 요구했다. 부정부패와 비리 관련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고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임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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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등록금 반환 문제가 불거진 와중에 대학가 비리가 적발돼 아쉬움이 더 더 크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대학들은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학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꾸준히 난색을 보여왔다.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됐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지출이 상당해 등록금 반환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교육부 감사로 연이어 불거지는 비리를 두고 대학들 입장이 궁색해졌다. 룸살롱에는 학생들 등록금을 쓰면서 등록금 반환은 어렵다고 하면 누가 고개를 끄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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