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자력본부 전경 / 사진제공=한수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태풍 마이삭(이달 3일)과 하이선(7일)의 영향으로 가동이 일시 정지된 원전 8기(고리1·2·3·4, 신고리1·2, 월성2·3)에 대한 합동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태풍 마이삭이 상육한 이달 3일, 고리 원전에는 최대풍속 32.2m/sec의 강풍이 불었다. 부지 내 총 6기 원전(고리 1·2·3·4, 신고리 1·2)에서 시차를 두고 발전소 외부 전원의 공급이 중단됐다.
태풍 상륙 당시 정상운전 중이던 4기 원전(고리 3·4, 신고리 1·2)이 정지됐다.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와 계획예방정비 중이던 2호기도 외부전원이 공급되지 않았다. 지난 7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월성원전 부지에 최대풍속 33.1m/sec의 강풍이 기록됐다. 월성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소외전원이 유지됨으로써 원자로는 60% 출력상태로 가동됐다.
태풍당시 강한 해풍으로 인해 외부로 노출돼 있던 송전설비 등에 염분이 붙으면서 절연체에 섬락(flashover)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섬락은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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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2호기는 계기용 변류기와 대기보조변압기를 통해 원전에 전기를 공급하는 수전선로 절연체에서 섬락이 발생했고 고리 3·4호기와 월성2·3호기는 계기용 변압기에서 섬락이 발생했다. 특히 고리 3·4호기의 경우 태풍 이후 대기보조변압기의 피뢰기에서도 섬락이 발생해 외부전원 공급이 중단됐다.
신고리 1·2호기의 경우에는 강풍으로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765kV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했다.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정지되고 비상디젤 발전기가 가동됐다.
원안위와 산업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2호기의 주변압기, 대기 변압기, 계기용 변성기 등 구간을 밀폐설비로 변경하는 등 외부 노출부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 범위를 판단해 사전에 출력 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정지 등 원전의 안전한 운영방안을 마련토록 할 예정이다.
손상부품 교체, 염분 제거 등 정상운전을 위한 한수원의 조치가 완료되면 원안위는 이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하고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방지대책의 이행계획을 지속 점검키로 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정지 등 원전의 안전한 운영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발전소 인근 한국전력공사 관할 송변전설비에서도 이번 태풍 당시 염해로 인한 섬락,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탈락 등 일부 피해 사례 및 고장이 확인됐다. 하지만 관련 설비 고장기록 분석 결과 원전 정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한전 관리영역에 대해서도 향후 유사한 피해 재발방지를 위해 염분에 강한 재질로 애자를 교체하는 등 설비를 보강하고, 지리적·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전력설비의 안전성을 제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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