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사탕 먹고 사망한 54세 美남성…"저칼륨에 심장 이상"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9.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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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사탕. /사진=게티이미지뱅크감초 사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50대 남성이 감초사탕을 먹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가 '극단적'이라면서도 감초뿌리 추출물인 '글리시리진'을 함유한 식품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54세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몇 주 전부터 매일 한 봉지 이상의 감초 사탕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작스레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이에 응급구조원들이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그는 다음날 끝내 사망했다. 의사들은 그가 심장 기능에 문제를 줄 정도로 낮은 칼륨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심장전문의 닐 부탈라 박사는 지난 24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이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소량의 감초사탕도 혈압을 약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글리시리진'이라는 물질 때문이었다.



글리시리진은 감초의 뿌리에서 채취되며 설탕보다 단맛이 훨씬 강해 인공감미료 등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물질은 신체의 칼륨 흡수를 방해해 칼륨 수치를 정상 이하로 떨어트리고, 체내 미네랄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칼륨 수치와 나트륨 수치의 균형이 심장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FDA(식품의약국) 또한 특히 40세 이상의 사람들이 2주간 하루에 2온스(약 56g) 이상의 검은 감초를 섭취하면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리시리진이 식품첨가물로 널리 쓰이는 만큼 다른 식품 또한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로버트 에켈 콜로라도대 심장의학과 전문의는 "감초사탕 뿐만 아니라 감초차, 맥주 등도 이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84세 남성이 집에서 만든 감초차를 마시고 몬트리올에 위치한 맥길 대학병원에 2주간 입원하기도 했다. 당시 남성은 두통, 가슴 통증, 피로감을 호소하고 고혈압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숨진 남성이 먹던 감초사탕을 만든 허쉬 컴퍼니의 제프 벡먼 대변인은 "우리 제품들은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FDA 규정을 완벽하게 준수해 제조된다"며 "모든 식품은 적절하게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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