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시간 20분, 화상 상호작용 법칙[MT시평]

머니투데이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 2020.09.2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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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시간 20분, 화상 상호작용 법칙[MT시평]


선생님이나 교수님들과 학생들 사이 효과적 지식전달의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집중력이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해외 자료를 찾다보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집중력은 수업 시작 10~15분이 한계라는 주장을 다수 발견한다. 과학적으로 한계시간의 원인은 증명되지 않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의 경험적 결과는 대부분 일치한다. 신기하게도 화상 혹은 온라인 개념이 없던 1970년대부터 해당 경험이 일반화한 2000년대까지 10~15분이란 시간은 변화가 없다. 최근 성공적 유튜브 프로그램과 다양한 영상교육 프로그램들이 10~2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경험적 주장들과도 유사하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교육과 지식전달을 위한 콘텐츠가 온라인, 오프라인 상관없이 상호작용 한계시간에 대한 인간의 특성이 존재하는 것 같다.
 
코로나19(COVID-19)로 화상교육·강의·강연·회의가 하루에도 여러 번 회의실 드나들 듯 혹은 출장을 나가는 것과 같은 일상이 됐다. 때론 시간을 절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과연 어느 정도의 효율성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된다.
 
온라인 화상 상호작용의 대상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낸 상대와 화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만난 상대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말투만 들어도 카메라를 통해 눈빛만 봐도 어떤 감정 상태인지 논의 내용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화상회의에서 처음 접한 상대에 대한 반응과 속내는 파악하기 어렵다.
 
공식 화상회의에서는 대부분 비디오를 켜 상호작용을 한다. 하지만 수업, 강연과 강의 등은 상황이 다르다. 비디오를 켜지 않는 상대가 적지 않다. 물론 비디오를 켜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학교나 주최 측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강요하기 어렵다. 이 경우 과연 상호작용을 하는 상대가 필자와 상호작용에 참여하는지 혹은 다른 일을 하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참석자 명단이 화상 커뮤니케이션 툴에 제공된다. 정기적인 교육 혹은 대학 수업 같은 경우 특정 참여자를 지정해 돌발질문을 던져 집중력을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강연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문제는 집중력이다.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낸 혹은 자유로운 토론을 하는 회의를 제외한 강의와 강연에서 필자는 20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끔 동영상으로 녹화해 파일로 전달해야 하는 교육콘텐츠나 학회 발표 자료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로 20분이 한계다. 20분이 지나면 마치 노트북 카메라를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 ‘난 누구, 여긴 어디’라는 말도 생각난다. 이유는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지만 오프라인에서 눈빛과 얼굴 끄덕임 등 작지만 의미있는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에너지 소비도 대면 때보다 상당히 많다.
 
해외 연구에서 언급한 학생들의 집중력 한계시간인 10~15분보다 5분 길다. 하지만 노멀과 뉴노멀을 떠나 새로운 상호작용과 사용자 경험 패턴이 확산하고 거부할 수 없이 적응해야 하는 시대다. 많은 기업, 그리고 정부는 한국형 뉴딜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의 핵심은 휴먼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새로운 시대의 상호작용과 사용자 경험의 적응을 위해선 20분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도구와 함께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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