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급하게?"…제주 지역화폐 도입 전부터 '삐걱'

뉴스1 제공 2020.09.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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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임시회 주요 업무보고 과정서 도마 위
시기·절차적 문제에 우선 협상 대상자 불안정성도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제주도의회 제공) /© News1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제주도의회 제공) /© News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11월부터 발행되는 제주 지역화폐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벌써부터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2일 제387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진행된 제주도 2020년도 주요 업무보고 과정에서는 제주 지역화폐 발행 추진업무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우선 시기적·절차적 문제가 거론됐다.



'제주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24일 상임위 심사를 앞두고 있는 등 관련 조례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음에도 제주도가 조례상 근거 없이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제주도의회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조례안에는 운영대행사와의 협약 등 대행·위탁 근거가 명시돼 있지만 최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KB국민카드·코나아이 컨소시엄은 이미 21일 제주은행과 제주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력을 최종 합의한 상태다.



송영훈 의원(서귀포시 남원읍·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5일 긴급 현안보고 당시 아무런 말도 없다가 지금 이게 무슨 경우냐. 제주도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KB국민카드·코나아이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스마트 카드 전문기업인 코나아이의 재무 건전성 문제 탓이다.


현길호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제주도의회 제공) /© News1현길호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제주도의회 제공) /© News1
실제 코나아이는 지난 3월 실시된 2019년도 재무재표 감사에서 '적정' 보다 낮은 단계인 '한정' 의견을 받아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내년 4월까지의 주식 거래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다행히 최근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내 다음달 6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 유지·폐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문제는 코나아이가 4년 연속 당기손순실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반년새 자산·부채총액이 동시에 급증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미 의원(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재무 건전성 항목이 4점에 불과한데 코나아이 맞춤형 아니냐"고 따져 물으며 "제주도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우선 협상 대상자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제주 지역화폐 종류를 카드·모바일형으로 국한시킨 데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제주도가 종이 형태로도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예산 확보에 이어 지난 5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관련 업무를 본격 추진하게 됐다"며 "그동안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한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는 24일 예정된 조례안 심사에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소속인 의원 전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통과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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