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는 비단 우리나라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동부는 허리케인이 강타해 최소 9명이 숨졌고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부터 계속된 홍수로 최소 150명이 사망했다. 중국도 도시의 침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스펀지시티(홍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흡수하거나 가둬 이를 용수로 활용하도록 설계된 도시)를 우한과 충칭에 도입했으나 허리까지 물이 차고 하천이 범람해 1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러한 재해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도출되고 있다. 분야별 전문적인 식견으로 작금의 사태를 통찰하는 혜안이 놀랍지만, 분야별 전문의견이 종합된 구조화된 체계, 일종의 프레임이 미흡한 부분은 아쉽다.
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공공재로서의 이 프레임에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어떻게 가치를 배분하고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지 결정하는 거버넌스도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을 이루는 그린 뉴딜은 이 프레임을 만드는 '퍼스트무버'로 역할을 해야 한다. 프레임의 구성요소 중 어느 하나 소외되는 것 없이 종합적이고 다가가기 쉬워야 한다.
과거 어릴 적 최고의 선물은 종류별 과자가 상자 안에 있는 '종합선물세트'였다. 어느새 사라지는 듯하더니 레트로(복고풍)가 유행인 요즘엔 편의점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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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물세트처럼 그린 뉴딜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프레임이라는 상자에, 투자사업의 과자와 재정사업의 과자를, 표준화된 재해복구절차에 따라 잘 포개고, 거버넌스라는 포장지를 입혀 시민들에게 나눠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그린 뉴딜은 모두가 바라고, 모두를 즐겁게 하는 선물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플랫폼 등은 요즘 말로 '힙(Hip)'한 키워드들이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팬데믹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뉴노멀 시대의 해답을 찾기 위해 정부는 산타클로스가 돼 그린 뉴딜이라는 종합선물세트를 풍성하지만 견고하게 만들어 시민에게 나눠주는 ‘상상’을 고민해야 한다.
'탄소 저감'이라는 현 세대의 선물로 미래세대들이 더 이상 자연으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그린 뉴딜'을 통해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