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청약에…그들은 예금 빠져나갈까 봐 떤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0.09.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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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다음달 5~6일로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저축은행 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두고 정기예금 계좌에서 단 11일 동안 총 1337억원이 빠져나갔는데 같은 일이 되풀이 될 수 있어서다.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저축은행 총 수신액은 71조798억원으로 7월 70조9807억원에서 99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예·적금에 관심이 쏠리면서 저축은행 수신액은 매달 적게는 2700억원, 많게는 1조6000억원씩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주식 투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청약(9월1~2일) 직전인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저축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4조4218억원에서 64조2881억원으로 감소했다. 총 1337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정기예금 만기를 채워 1%대 이자를 받는 것보다 주식에 투자하면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는 카카오게임즈 때처럼 빅히트 청약과 맞물려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걱정한다.저축은행은 고객에게서 받은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예금이 줄어들면 대출을 실행하는 등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저축은행이 추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SBI저축은행은 ‘SBI스페셜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0.3%포인트(p)를 올렸다. OK저축은행도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1%p씩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도 0.05~0.3%p씩 정기예금 금리를 끌어 올렸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올려 방어에 나섰지만 자금 이탈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청약에 실패한 자금이 다시 저축은행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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