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예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시장 등판 시점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성은 기자 2020.09.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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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목표 생산능력 위해 최대 10조원 이상 필요... LG화학 100% 지분 확보 후 최대 30% 지분 IPO로 충당 가능 전망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2020.09.17.   dahora83@newsis.com[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2020.09.17. [email protected]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수주잔고 150조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LG화학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된다. 최대 10조원 이상에 이르는 설비투자 비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LG화학 주가를 지난해 연말 31만원대에서 올해 70만원대 상단까지 밀어올린 배경에 배터리 사업부문의 가치가 있었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많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2022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장을 위한 단계별 절차를 밟는 데만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18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주주총회 등 분할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만 계획대로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신설이 가능하다"며 "내년 중 상장은 현실적으로 빠듯하다"고 말했다.



또 "분할법인이 신설된 직후 주관사를 선정하더라도 기초 실사를 진행한 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2022년은 돼야 상장이 완료될 것"이라며 "분할신설 법인의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도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 LG화학은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 소형전지 등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할 것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며 내달 3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분할 안건을 상장할 예정이다.

LG화학 측 관계자는 "향후에도 배터리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지금처럼 LG화학 차원에서 돈을 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유에서 분할이 추진된 것"이라고 했다. 추후 상장 전 투자유치나 상장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면서도 LG그룹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물적분할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상장 예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시장 등판 시점은?
증시에서는 LG화학이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확보한 후 대규모 신주발행 방식의 상장을 통해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현재 100GWH(기가와트시) 규모인 LG화학의 전지생산 능력을 2023년 220GWH 규모로 확충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적게는 6조원에서 많아야 1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LG화학 배터리 부문의 가치는 적게는 20조원대에서 많게는 50조원대까지 언급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 밸류에이션에 따라 LG화학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에서 많아야 30%까지만 IPO하더라도 충분히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LG화학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더라도 70~80%대 지분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곧바로 상장을 시도할지, 아니면 분할신설 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전략적 제휴기업으로부터의 투자유치 및 지분배분을 거친 후 상장이 추진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한국거래소에 상장할지, 해외 증시에 상장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분할 직후부터 상장 절차를 밟는다더라도 빨라야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를 곧바로 선정한다더라도 공모가 밴드 산출을 위한 실사가 필요하고 상장예비심사 신청 후 승인 결정이 나오기까지도 2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증권신고서를 당국에 제출한 후 승인이 곧바로 나온다더라도 1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이다.

글로벌 FI(재무적투자자)로부터의 투자 유치나 JV(조인트벤처) 설립 등 절차를 거치면 상장 일정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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