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미중 갈등, 올 상반기 국경간투자 10년만에 최저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9.1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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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미중간 최악의 갈등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양국간 크로스보더(국경간) 투자가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양국간 긴장이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크로스보더 투자도 냉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7일 로디움그룹과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 위원회 보고서를 인용, 올 상반기 미중간 직접 및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109억달러(12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간 크로스보더가 최고치인 2016년 상반기 260억달러보다 58%나 감소한 것이다.

그나마 중국이 미국에 직접 투자한 47억달러 중 34억달러는 텐센트가 유니버셜뮤직 그룹 지분확보를 위해 투자한 것이다.



로디움그룹 관계자는 "투자규모 축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산업 부분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했다"고 해석했다.

실제 기술주도형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투자가 영향을 받아 중국인들의 대미투자 총액이 6년만에 최저치인 8억달러로 하락했다.

이같은 투자역풍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에 대한 압박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소비재와 같은 비전략분야에서는 투자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내 미국기업들의 직접투자는 41억달러, 미국의 중국 벤처캐피탈 투자는 13억달러였다. 전반적으로 미국 투자자들은 덜 공격적인 중국 투자정책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제재에 대해 반응을 억제해 왔지만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경우 반응을 내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간 디커플링(탈동조화)를 선언했음에도 양국 기업들은 서로 시장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상공회의소가 지난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1000명 이상의 임원중 90%가 미국에 대한 투자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기업들도 중국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 조사에 따르면 1400여개 기업중 4% 미만이 중국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경제위원회의 제이크 파커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 대부분은 생산품을 중국내 소비자에게 팔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의 대미 수출 플랫폼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의료, 스마트폰 등 일부 사업장이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동안 보건의료, 비스마트폰 기술 분야 기업은 중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양국이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거론하며 국경간 투자를 방해하면 거래 회복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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