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고향 오지말거라"… 올해 추석은 '건강 명절'로

뉴스1 제공 2020.09.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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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진주 등 지자체들 고향 방문 자제 당부
고향 어르신들, 섭섭하지만, 자식들 걱정에 귀성 막아

진주시가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며 시민들에게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 © 뉴스1진주시가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며 시민들에게 발송한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 © 뉴스1


(경남=뉴스1) 한송학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거워야 할 올해 추석 명절 풍경은 볼 수 없게 됐다.

일부 지자체는 향우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고, 또 재난 안전문자를 통해 가족들에게 올해 명절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를 안내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17일 서울·부산 등 전국의 남해 향우회에 서한을 보내 "이번 추석이 코로나 19 방역이 성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중대 고비"라며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진주시는 "고향 방문 대신 전화로 추석 인사를 나누면 코로나19는 도망가고 건강한 효심은 높아진다"는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고,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 전화해 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라며 어르신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를 안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는 벌초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부에서 자제를 당부하면서 대행서비스 이용을 권고해 가족, 친지들이 다같이 만날 기회도 줄어들었다.



진주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올해 벌초는 산림조합에 맡기기로 했다"며 "서울, 양산 등 친척들이 1년에 한번 모여 벌초를 하는데 올해는 대행업체에 맡기고, 코로나19가 잠잠해 지면 그때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향집 어르신들은 명절마다 찾아오는 자식과 손주 등 가족과 만날 기회가 사라지면서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마지못해 고향 방문을 막고 있다.

하동이 고향인 워킹맘 이모씨는 "아이와 부모님 등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가까이 계시지만 올해 추석에는 고향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며 "부모님께서 올해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전화로 말하는데,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전해졌다. 그래서 추석 전 주나 그다음 주에 고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인요양원에서도 추석 연휴 기간 가족들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매년 명절 연휴 때면 부모님을 모시고 외출을 나가거나, 요양원에서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하는게 여느때의 요양원 풍경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요양원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하동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는 가족들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명절 때면 가족들을 초청해 음식을 준비하는 등 명절 분위기를 내지만 올해는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인 9월30일~10월4일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인구의 대규모 이동으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에 따라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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