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이 현실로…"60세 이상 '시니어 인턴' 출근 합니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20.09.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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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이 현실로…"60세 이상 '시니어 인턴' 출근 합니다"


BNK부산은행에는 특별한 로비 매니저가 있다. 귀밑머리가 희끗한 ‘시니어 서포터즈’가 주인공이다. 시니어 서포터즈는 BNK부산은행이 만 60세 이상 고객이 많은 시니어 특화 영업점 20곳에 배치한 어르신 고객 전담 인력이다.

이한규 로비 매니저(65)는 “우리 또래들은 은행 업무가 겁나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서면 막막하니까 번호표 뽑고는 마냥 기다리기도 한다”면서 “자신 없어 하던 고객들이 또래가 내 도움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와 같은 시니어 서포터즈에 대한 은행 고객만족도는 95점 이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시행하고 있는 ‘시니어 인턴십’이 노인층뿐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17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시니어 인턴십 사업의 참여자와 참여기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시니어 인턴십 참여자는 7349명으로 2017년 대비 39.5% 증가했다. 참여기업도 2488개로 2017년 대비 31.1% 늘었다. 지난해 기준 참여 기업의 평균 고용 인원은 3명이고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은 만 60세 이상인 자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턴으로 채용한 참여자의 월 급여 50%(월 최대 37만원)를 인턴지원금으로 지원하고, 인턴기간 종료 시점에 계속고용 근로계약을 6개월 이상 체결하는 경우 추가 3개월을 채용지원금으로 지원한다.

18개월간 근속 후 6개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1인당 총 90만원을 1차례 기업에 지원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참여자와 참여기업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니어 인턴십으로 참여하는 인력이 계속 고용되는 비율과 평균급여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인턴'이 현실로…"60세 이상 '시니어 인턴' 출근 합니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에 대한 만족도도 참여자와 참여기업 모두 높다. 사업 참여 만족도 조사에 응답한 참여자의 96.2%와 참여 기업의 93.3%가 재참여 의사를 보였다.

30년간 국내 항공사에서 기장으로 근무했던 최승택 강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항공 분야의 체험 교육을 하는 씨앤케이에어로에서 일하고 있다. 최 강사는 “한 분야에서 10년만 일해도 전문가인데 30년을 일했다면 달인”이라며 “분야의 흐름을 파악하는 전문성을 활용할 기회가 다른 이들에게도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니어 인턴을 채용한 기업은 한결같이 “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영등포구의 CU대림희망점 강경헌 점주는 지난 2월 새로운 시니어 인턴을 채용했다. 강 점주는 “청년들에게 편의점은 단기 아르바이트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시니어 인턴은 편의점이 직장”이라며 “몇 년째 일하는 다른 직원들처럼 오래 근무하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시니어 인턴십 제도를 알리기 위해 콜센터(1577-1923)도 운영하고 있다. 인턴십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라면 누구나 지역 내 운영기관과 쉽게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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