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질병관리청-진단키트 업체들 또 서울역 회동…긴급사용승인 제품 정식허가 신청 제안

정희영 MTN기자 2020.09.17 10:10
글자크기

독감·코로나 동시 진단키트 개발 권유…긴급사용승인 종료 시점 및 방향 공유



질병관리청과 진단신약 업체 대표자들이 또 다시 서울역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29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7개 진단시약 업체와 관련 협회 3곳 대표자들과 회동했다.

이날 참석한 진단시약 업체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업체인 코젠바이오텍, 씨젠 (22,100원 ▲200 +0.91%),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바이오코아 (9,200원 ▲50 +0.55%), 헬스바이오 등이다.



앞서 지난 1월 27일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20여개 진단시약 업체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을 제안했다. 실제 회의 이후 일주일 만에 한 업체의 진단시약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우리나라가 안정적인 코로나19 진단체계를 구축하는데 서울역 회의가 주요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회의의 주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전략 전환이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이날 회의에서 독감시즌에 대비해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진단키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동절기가 되면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 유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검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동시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해외 업체들도 동시 유행에 대비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업체들에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분야를 선도할 수 있게 잘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코로나19·독감 동시 진단시약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진단시약 업체들이 동시 진단키트 개발을 끝내고 허가 신청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특히 코젠바이오텍은 임상적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내로 정식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질병관리청은 긴급사용승인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도 정식승인을 신청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는 감염병이 퍼질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허가제품이 없는 경우 한시적으로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접해 본 적이 없고, 당시 국내 코로나19 환자도 적었기 때문에 검체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어 정식허가가 아닌 긴급사용승인을 했던 것"이라면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충분히 해 정식허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 종료 시점과 방향에 대해서도 업체들과 공유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정식허가 제품이 나오면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필수요건이 없어지기 때문에 긴급사용승인을 종료해야 한다"면서 "업체들에 긴급사용승인 제품의 판매가 불가능한 시점이 올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TOP